옷 바꿔 입어 횟수 늘리고…카톡 상담 포함하고
권익위, 일부 대학 수사의뢰·교육부 감사 요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국립대 교직원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지도한 뒤 지급받는 학생지도비가 터무니없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1일 전국 주요 12개 국공립대를 표본으로 선정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0개 대학에서 허위 또는 부풀린 실적을 등록하거나 지침을 위반하는 등 94억원을 부당집행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 대상은 부산대와 부경대, 경북대, 충남대, 충북대, 전북대, 제주대, 공주대, 순천대, 한국교원대, 방송통신대, 서울시립대 등 12개 대학이었다.
한 대학의 경우 교직원들이 장소를 옮겨가면서 옷을 바꿔 입는 방법으로 학생지도 활동 횟수를 부풀려 약 12억원을 부당지급받는가하면 또 다른 대학에서는 5분 내외의 카카오톡 대화를 상담으로 간주해 1700만원을 지급받기도 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매년 1100억원의 학생지도비가 집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당 집행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권익위는 이 같은 문제가 모든 국립대의 공통된 문제라고 보고 교육부에 전면감사를 요구하고 일부 대학은 수사기관 수사를 요청했다. 또 국립대 교직원들의 학생지도 활동 과정에서 드러난 관리, 부실 운영 등 문제점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기선 권익위 심사보호국장은 “학생지도활동비는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야하므로 학생상담이나 안전지도 등 실적을 대학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해 지급해야함에도 부당 집행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권익위는 지난 2008년과 2011년에도 국립대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수업료에서 받는 기성회회계 수당을 폐지하도록 교육부에 권고했으며, 이에 교육부는 법률 제정을 통해 기성회회계 수당을 폐지하고 국립대 교직원의 교육, 연구, 학생지도활동 실적에 따라 지급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여전히 국립대 교직원들이 학생지도활동비를 사실상 급여보조성 경비로 인식하고 관행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