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권역 안에서 활동하는 외국 회사가 최근 3년간 외국 정부로부터 5000만유로(약 671억원) 이상 지원을 받았다면 인수·합병(M&A) 등의 거래를 막는 안을 추진한다.
연 매출 최소 5억유로(6816억원)를 내는 회사가 대상이다. 주로 중국 국영기업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업체가 불정공한 해외 보조금을 받은 걸로 드러나면 벌금을 물리는 안도 검토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법안 초안을 만들었다. 다음주께 공식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엔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점증하는 중국의 경제적 위협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풀이했다.
중국 기업은 이미 EU의 이런 계획에 반대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법안은 최종안이 나오기 전 EU 각 국 정부의 지지가 필요하며 내용 수정 여지는 있다고 한다.
초안에 따르면 EU에서 연매출 5억유로를 올리고 3년간 본국에서 5000만유로 이상의 지원을 받은 외국 회사가 M&A 등의 거래를 하려면 EU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아울러 외국 회사가 무제한 국가 보증, 유럽 경쟁사를 약화하는 신용 한도를 포함한 외국 보조금 등으로 혜택을 받은 게 드러나면 연 매출의 10%까지 벌금을 부과토록 했다.
이런 보조금으로 불공정한 이익을 본 업체가 따낸 정부 상대 계약도 EU는 취소할 수 있다.
유럽 관리들은 문제가 되는 기업이 유럽 이외의 지역에 둔 사무실을 검사할 권한을 갖는 안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U의 이런 움직임은 보호주의가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EU 회원국은 그간 공급망을 권역 내로 가져와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EU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나서다. 프랑스·독일은 미국·중국과 경쟁할 만큼 큰 ‘유럽 챔피언’을 만들도록 EU가 허용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EU 회원국은 특히 무제한적으로 돈을 융통하는 외국 회사가 유럽 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는 경고음을 울려왔다. 투입 비용 이하로 제품을 판매하는 이런 회사 때문에 유럽 기업이 사업을 중단할 거라는 우려도 있었다.
초안엔 해당 회사가 보조금에 대한 우려를 경감할 수 있는 방법을 규제 당국자들이 제시해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경쟁 기업에 인프라 접근 권한 부여, 외국 회사의 생산 능력 또는 시장 입지 축소, 자산 매각이나 투자 자제 등이다.
중국은 2019년 기준으로 EU에 두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다. 하루 상품 거래액은 10억유로가 넘는다.
홍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