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시세 한달 새 6.13%↑
“인플레 헤지 수요 늘어 당분간 상승세”
‘디지털금’으로 불리던 비트코인의 공세에 휘청이던 금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가상자산의 가격이 급락하자 실물 금값이 뚜렷한 반등세를 보인다. 가치 저장수단으로서 안전자산 성격을 지닌 금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의 최근 한 달 국제금시세 추이를 보면, 지난달 31일 온스당 1687.27달러이던 금값은 22일 종가 기준 1790.77달러로 6.13% 상승했다.
국내 금 시세도 상승세를 보인다. g당 6만4640원으로 지난달 31일 6만2530원 대비 3.37% 올랐다. 지난해 7월 28일 8만100원까지 치솟으며 최고치를 경신했던 국내 금값은 이후 줄곧 하락했으나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
금 가격의 이같은 반등은 지속되던 비관론 속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금은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에 맞서는 마지막 보루”라 평가하던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마저 향후 12개월간 금값 전망치를 2300달러에서 2000달러로 300달러(13%) 낮추는 등 전반적으로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었다.
금 가격의 반등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 급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금의 대체재로 시장에서 주목받아 왔기 때문이다. 실제 “비트코인은 21세기의 ‘금’이다”(시티은행 애널리스트 톰 피츠패트릭), “비트코인이 금의 자리를 갉아먹고 있다”(JP모건 애널리스트 니컬러스 파니거트조글루) 등의 평가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들이 정부 당국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거품 경고 속에 연일 급락세를 보이며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금을 대체할 자산으로 부상했던 비트코인에 대해 정부가 화폐로서의 가치를 부인하자 재차 금이 대체재의 위상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실물 형태를 지닌 자산이라는 점에서 금의 안정성이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에도 수백만원을 오르내리는 등 변동성이 크지만, 금 시세는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 정상화가 예상되고 통화 정책 긴축도 예상되기 때문에 금 투자 환경은 녹록지 않다”면서도 “인플레이션 헤지 장세 속에서 금 가격 반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자산 배분 차원에서 투자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도 강세를 보인다면, 금 가격의 하방 압력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미국 연준이 긴축 가능성을 계속 낮추고 있다는 점이 금 가격 하방 압력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