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마지막 수업’ 소회밝혀
“더 열심히 준비해 많은 것을 알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서강대 로스쿨 수업을 위해 강단에 선 이오영(41) 서울서부지법 판사. 그는 지난 3일 마지막 강의에 들어가기 앞서 이렇게 말했다.
이 판사를 비롯한 서부지법 판사 7명은 두달 전부터 월요일마다 돌아가며 강단에 서고 있다. 서부지법이 지난 8월29일 서강대 로스쿨과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가을학기부터 ‘법원절차법실무’와 ‘리걸클리닉’ 강좌를 개설했기 때문이다. 각각 3학점과 2학점이 인정되는 엄연한 정규 수업이다. 이처럼 지방 법원이 주체가 돼 정규 학점이 인정되는 로스쿨 강좌를 개설한 것은 전국 법원 가운데서 처음 있는 일이다. 현직 판사의 강의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법원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폭을 넓히길 바라는 뜻에서 기획했다. 이날 이 판사가 맡은 법원절차법실무 수업은 판사들이 직접 강의실을 찾아 두차례씩 하는 법원실무에 관한 심화 강의. 이 판사는 약 3시간에 걸쳐 ‘형사소송절차’를 주제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자신이 실제 진행한 재판 영상을 화면에 띄우기도 했고, 이미 판결을 마친 사건의 판결문을 보여준 뒤 피고인의 양형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다. 수강제한 인원보다 2배 이상 많은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해,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했다. 전체 수강생 18명 중 5명이 청강을 하는 등 청강생도 적지 않다. 아직 로스쿨 1학년생이라는 한 남학생은 “현직 판사가 직접 강의를 하는 일이 흔치 않기도 하고, ‘양형’처럼 교실 안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다뤄 청강하게 됐다”고 했다.
판사들에게도 유의미한 시간이다. 서강대 92학번 출신인 이 판사는 88년도에 서강대 법학과가 생긴 뒤 처음으로 배출한 판사다.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의미가 남다르다.마지막 강의를 끝내고 강단을 내려온 이 판사는 “판사라 할 수 있는 봉사라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욋일이기 때문에 오늘 마지막 수업을 마치며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