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간 칸막이로 규제 안 받는 상호금융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 따라 방안 신설될까

“어제, 오늘 회의중” 지방은행도 분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금융소비자 보호엔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할 전망이다. 지역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대부분이 금소법 적용을 받지 않고, 지역 경제에 맞닿아있는 지방은행은 대형 시중은행만큼 준비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H 사태로 대출 규제의 구멍으로 지적된 상호금융 가운데 금소법 적용을 받는 곳은 금융위원회 산하인 신협 뿐이다. 농협과 수협·우체국·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은 금소법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현행법상 금융위원회에 상호금융의 영업 행위를 감독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우체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림조합은 산림청,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영업 행위 감독을 받는다.

금융위도 이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앞서 17일 국무회의서 금소법 의결 당시 금융위는 4월 중 상호금융의 금소법 적용 세부 방안을 마련해 밝히겠다고 했다. 이에 각 소관 부처가 농업협동조합법·수산업협동조합법·산림조합법·새마을금고법 등을 개정해 금소법과 유사한 규제를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일부 주무부처의 반대로 상호금융의 금소법 편입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달 새 편입안이 나올지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이 많다. 부처 대부분은 금소법 적용에 동의했지만, 일부 부처는 금소법에 편입하는 걸 반대하고 자체적으로 소관 법을 개정하겠다고 한 상태다.

부처별 법 개정에도 시간이 걸리지만, 실제 개정 후에 적용에도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앞서 시중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도 6개월 간 상품 설명서 및 전산 시스템 마련 등을 위한 유예 및 계도 기간을 갖는 것을 감안하면 모든 금융상품의 금소법 적용은 연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전문 인력 등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은행의 금소법 준비사항도 시중은행보다 훨씬 더디다. 당장 시행 하루를 앞두고, 지방은행 중 한 곳은 전날부터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를 비롯한 비대면 금융상품 가입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할지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시중은행이 비대면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투자적격 테스트 등에 따른 개선할 점이 있어 신규 거래를 잠시 중단하자, 뒤늦게 부랴부랴 해당 사항 점검에 나선 것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금소법 대응과 관련해 시중은행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동향을 우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