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AH 인수 의사 전달 땐 ‘회생 기대’
23일 감사의견 거절…상장폐지 위기
계약 대수 하루 400대서 200대로 뚝
인수 결정 이후에도 구조조정 필요성
HAAH오토모티브(이하 HAAH)가 오는 26일 인수 의향을 밝히면 쌍용차는 법정관리 여부를 떠나 회생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다. 회사의 존속 가능성을 높여 줄어든 판매를 늘리고, 정상화 계획을 통해 P플랜(사전회생계획안)에 돌입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상황은 악화일로다. 24일 전날 쌍용차는 2020년 회계연도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감사인은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 비적정 등을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꼽았다.
같은 날 노조와는 3~4월 직원 임금을 절반만 지급하고, 절반은 유예하기로 협의했다. 현재 평택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계약 대수는 지난해 하루 300~400대 수준에서 200대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의 불안감이 소비심리로 전이된 양상이다. 기존 계약자의 이탈 현상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가 HAAH에 명확한 인수 의사를 확인해달라고 재촉한 이유다. P플랜 대신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부품사는 납품 대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대규모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도 불가피하다.
HAAH의 인수 의사는 확고하지만, 결단은 미지수다. 명확한 사실은 캐나다의 전략적 투자자(SI) 1곳과 중동의 금융 투자자(FI) 2곳 등 HAAH 컨소시엄의 내부 논의가 진행형이라는 것뿐이다.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2800억원)의 투자 비용 외에도 3700억원에 이르는 공익채권에 대한 부담 해소가 관건이다.
일부 자문사의 조언에 따라 법정관리 이후 더 낮은 투자비용으로 인수하려는 HAAH 컨소시엄의 계산도 감지된다. 다만 이 경우 추가적인 인수 후보의 난입 가능성이 있어 인수 의사를 먼저 전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컨소시엄 내부에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HAAH가 투자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에 28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산은은 앞서 투자가 결정되면 자금조달 능력과 사업계획에 대한 타당성을 확인해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HAAH가 인수확인서(LOI)를 전달하더라도 쌍용차의 비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이 병행한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 임금을 삭감하는 등 고정비 절감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P플랜을 추진하는 쌍용차 노사에 “뼈를 깎는 각오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거래 채권자는 협력업체 비상대책위는 내주 예병태 사장 등 쌍용차 임원진과 만나 향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차량 판매 금액으로 부품 납품이 계속되고 있으나 계약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HAAH의 인수와 P플랜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사실상 HAAH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쌍용차가 택할 수 있는 선택은 없다”며 “투자 협상이 이뤄진 이후에도 직원 연봉을 줄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