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출연기관 22곳 중 5곳 이미 공석
디자인재단·관광재단도 내달 임기만료
교통公 임기 2년 남았지만 사퇴 가능성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고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서울시 산하 기관장들이 각자 제 살 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 22곳 중 대표가 임기 만료 뒤 임기를 연장하지 않아 현재 공석 상태인 기관이 5곳이며,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다음달 중 디자인재단, 관광재단 등 2곳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양대 거대 공사인 서울교통공사, 서울주택도시(SH)공사도 새 시장 부임 이후 새 대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로 서왕진 서울연구원장, 강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물러난 데 이어 이 달 들어 지난 5일 홍영준 서울시 복지재단 대표이사가 중도 사임했다. 홍 전 대표는 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8년 9월 21일에 복지재단 대표로 임명돼, 오는 9월 20일까지로 3년간의 임기가 남았지만 뜻밖의 서울시장 유고사태와 보궐선거로 이어진 격변기를 맞아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직을 관뒀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운영위원 활동 등으로 고 박원순 시장의 복지 시정을 발전시킨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이 달 상명대 원직으로 복직했다. 복지 재단 관계자는 “전 대표가 코로나19로 인해 따로 이임식을 하지 않고 전 사원에게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떡을 돌리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복지재단은 이해우 시 복지기획관이 직무대행 중이다.
앞서 박 전 시장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어 내홍이 심한 서울시향을 맡았던 강은경 대표도 이 달부터 추계예술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외래교수로 뛰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그는 전공을 살려 ‘문화예술과 법’ 과목을 가르친다. 강 전 대표는 새 시장 취임과 새 대표 추천까지 임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없지 않았으나, 김소영 서울시의회 의원 등 일부 시의원이 6년 전 박현정 전 대표와 정명훈 예술감독 사이의 갈등 속에 박 전 대표와 송사가 걸린 직원들을 징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표 징계안을 검토하는 등 압박하자, 미련없이 자리를 비웠다. 현재 유연식 시 문화본부장이 직무대행 중이다.
유 본부장은 다음달에는 서울 디자인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도 맡게 된다. 최경란 디자인재단 대표의 임기가 4월 15일로 끝나서다. 대표로 오기 직전에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장이던 최 대표 역시 캠퍼스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성 관광재단 대표의 임기도 다음달 22일 종료된다.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출신인 이 대표는 서울관관마케팅㈜에서 재단으로 승격한 기관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이밖에 비상근 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9월 26일자로, 디지털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4월 6일자로 종료된 뒤 각각 이대현 시 평생교육국장, 이원목 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의 직무대행체제로 운영 중이다. 박 전 시장 시절 만들어진 디지털재단의 경우 초대 이사장이 예산 전용 등 각종 비위로 중도에 물러나고, 후임이던 고한석 전 이사장이 시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뒤 계속 공석상태였다.
김상범 교통공사 대표는 지난해 4월 1일에 취임해 임기가 2년여 남았지만 새 시장 취임 뒤 물러날 것으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안팎에선 내다보고 있다. 김상범 대표는 박 전 시장 1기에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맡았고, 박 전 시장이 재선을 위해 뛸 때는 시장 권한대행까지 맡았던 박 전 시장의 측근이다. 그는 서울시립대 교수 시절 박 전 시장의 부탁으로 거대 공사로 탄생한 교통공사 2대 사장을 맡았다. 시의회 교통위 소속 한 서울시의원은 “1만 5000명이 넘는 교통공사 내부의 여러 직급과 노조 등 잡음과 갈등, 코로나19 방역까지 겹친 지난 1년 간 경청 리더쉽을 펼쳐 순탄하게 이끌어왔다”며 “새 시장이 오면 물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용 SH공사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이던 임기를 연장하는데 성공한데 이어 LH대표로 임명도 앞둬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LH 직원들의 신도시 집단 땅투기 파문 사태를 맞아 LH 조직 해체론까지 거론되는 등 앞 날이 흐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