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금융권 공동 자율결의 및 세미나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결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금융권 공동 자율결의 및 세미나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결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법령 체계는 여전히 미비하다. 금융당국은 상황실까지 만들어 ‘궁금한 건 알려주겠다’ 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은 ‘잘 모르겠으니 일단 법 위반만 피하자’는 반응이다. 정작 중요한 금융소비자들은 관련 법령 뿐 아니라, 새로운 유통질서에 소외되는 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8일 시행령을 입법 예고한 뒤, 12월 8일까지 업계의 의견을 받아, 이를 반영해 올 1월 18일 주요 변경 사항을 공표했다. 지난해 12월24일에는 감독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하지만 시행세칙은 내달 초에나 나올 예정이다.

시행령과 감독규정안은 현재 금융위 홈페이지 법령정보에서만 확인된다. 법제처 등록은 아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제처 등록이 안됐을 뿐, 시행 내용 관련해선 업계에 충분히 고지가 돼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면서 “업계의 건의나 질의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반 금융소비자들은 내용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셈이다.

금소법 시행을 총괄할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도 지난 달 22일 이후 공석이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최준우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후임으로 이명순 국장이 자리를 옮긴 후 후속 인사가 나지 않았다. 이대로면 주무 국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법 시행에 들어갈 수도 있다.

법령 시행 전부터 유예조치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8일 금융위는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 신규 등록이나 내부 통제 기준, 금융상품 핵심설명서 등에 대해선 9월 25일까지 법령 적용을 유예한다고 다고 밝혔다.

금융위 측은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도 1년여가 걸린 것을 들어, 금소법 추진에 속도가 더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적극적으로 질의응답을 받는 것은 좋은데, 그 때마다 전산시스템, 상품설명서, 내부규정 등등 다 조정이 필요하고 그걸 직원들에게 교육해야 하므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본사차원에서도 이러한데 영업점 혼란은 더 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은 최근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관련 금융당국이 초강력 제재를 가하고 있어 금소법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준비가 덜 되다보니 일반은 법 위반을 피하려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금융보소비자보호법이 오히려 금융회사의 소비자 배척을 야기하는 아이러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소법 원년을 맞아 은행·보험 등 금융업계 종합 검사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린다. 지난해 7회에 그쳤던 종합검사를 올해 16회로 확대하고, 부분 검사도 606회에서 777회로 확대한다.

이에 금감원 소비자보호처 관계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잘못된 걸 벌주겠다는 게 아니라 함께 고쳐나가겠다는 것으로 알아달라”고 설명했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