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미뤄진 '실증 테스트'
각 20대로 올해 3월까지 진행
넥쏘, 점유율 압도 ‘경쟁 우위’
실제 판매까진 1년 더 걸릴듯
현대자동차 넥쏘가 새해 벽두부터 호주 대륙에서 ‘1호 수소차’를 두고 한일전을 펼친다. 경쟁 상대는 토요타 미라이다. 세계 최대 수소 수출 국가로 떠오르는 호주 현지에서 수소전기차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넥쏘는 오스트레일리안 캐피탈 테리토리(Australian Capital Territory)와 계약을 맺고 오는 3월 말까지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다. 토요타 미라이는 빅토리아 정부(Victorian Government) 및 에너지 공급업체인 아레나(Arena)와 제휴를 맺고 공급을 준비 중이다. 주행거리부터 충전 편의성 등 수소전기차가 갖는 효율성을 가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투입되는 차량은 넥쏘와 미라이 각각 20대다. 지난해 3분기에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로 미뤄졌다. 시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업체에 임대하는 형식으로 연말까지 각 도시에 배치될 예정이다.
호주 주정부는 각 모델을 ‘1호 수소차’ 모델로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수소차 구매 지원책을 통해 각 부처에서 사용되는 만큼 향후 수출물량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에서 수소차가 갖는 의미는 크다. 호주가 수소 양산에 있어 선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어서다. 실제 호주는 지난 2018년 12월 국가 수소 전략 발표한 이후 그린 수소 산업 육성과 수출을 통해 글로벌 수소 산업 내에서 주요 공급자로 위치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수소 생산에 필요한 미사용 에너지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미국·유럽 등에 수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한창이다. 한국의 경우 호주에서 추출한 갈탄에서 블루수소를 추출해 액화수소 형태로 수입하는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호주 정부의 국가수소전략에 따르면 수소 생산량은 오는 2030년 1메가톤(MT), 2050년 18메가톤에 달한다. 수소 1메가톤은 TNT 폭탄 100만톤의 에너지 효과를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수소 생산 시장을 주도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수소 생산국이라는 지위에도 수소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에 취약하다는 점은 완성차 업계에 또 다른 기회다. 민간시장에 수소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시기 자국 정책과 맞물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경쟁 우위는 현대차가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독자적인 수소전기차 기술과 글로벌 점유율 면에서 토요타를 압도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H2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넥쏘는 지난해 6781대의 판매량으로 글로벌 수소차 점유율 75.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1960대의 판매량으로 21.7%의 점유율을 기록한 미라이와 대비된다.
현대차가 현지에서 추진 중인 수소충전소 사업도 넥쏘의 대중화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차호주법인(HMCA)은 브리즈번에 이어 뉴사우스웨일즈, 태즈메이니아, 사우스·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등에 충전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주 현지에서 수소 모빌리티의 대중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다만 호주에서 넥쏘가 실제 소비자들에 인도되기까진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2022년 10년 전 철수했던 일본 시장에 넥쏘를 출시하고,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토요타와 혼다 등 수소전기차 생산 업체와 주도권 싸움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