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진 판매 ‘셔터스톡’ 모바일에 보안강화 ‘텔레그램’… 기존 플랫폼에 경험 접목 ‘대박’ ‘스냅챗’스피겔 24살에 자산15억$
10명중 8명이 40세이하 미국인 훈훈한 외모·실력 겸비 이목
[특별취재팀 = 민상식 기자] 1세대 정보기술(IT) 기업가들이 윈도우(MS), 맥ㆍiOS(애플), 안드로이드(구글) 등 플랫폼을 만들어 돈을 벌었다면, IT 뉴리치들은 이런 기존 플랫폼을 이용한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을 창업해 억만장자가 됐다.
2000년대 들어 플랫폼을 이용해 사업을 시작한 IT 뉴리치 10명 중 8명이 40세 이하로 대부분 젊은 억만장자이다. 또 이들 대부분의 국적은 미국이다.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은 없다. 정부에 저항해 러시아를 떠나 최근 카리브해 국가 세인트키츠 앤드네비스에 망명한 파벨 두로프(30) 텔레그램(Telegram) 창업자와 영국인 데니스 코아테스(47ㆍ여) 벳(Bet)365 창업자를 제외하고는 10명 중 8명이 미국인이다.
대학 중퇴자도 절반에 달한다. 얀 쿰(38) 왓츠앱(WhatsApp) 창업자는 미국 산호세주립대학교를 중퇴한 뒤 야후 인프라부문 엔지니어로 취직했고, 우버의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38)도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를 중퇴했다.
2006년 트위터(Twitter)를 창업한 잭 도시(37) 트위터 회장 겸 스퀘어 CEO와 에반 스피겔(24) 스냅챗(Snapchat) 창업자는 각각 뉴욕대와 스탠포드대를 중퇴했다. 이들은 창의적인 생각으로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성공했다. 이 서비스들은 전 세계의 틈새시장을 발굴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공유경제에 바탕을 둔 서비스=기존의 플랫폼을 이용한 ‘공유경제’ 서비스로는 셔터스톡(사진), 우버(교통), 에어비앤비(숙박)가 있다. 공유경제는 한 개인만 쓰기엔 활용도가 적은 자원을 발굴해 모두가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지 판매업체인 셔터스톡(Shutterstock) 창업자인 존 오링거(41)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사진을 파는 사업을 구상해 창업 10년만인 지난해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렸다. 오링거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마케팅에 종사하던 중 게티이미지 등 전문 이미지 사이트의 이용료가 너무 비싸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직접 3만매의 사진을 직접 찍어 사업을 시작했다. 2003년 셔터스톡을 창업한 뒤 늘어나는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사진작가와 미술가 등에게 수수료를 받고 사진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셔터스톡은 전 세계 4만명이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올리고, 50개국의 고객들이 이미지를 구매하는 곳이 됐다.
우버(Uber)는 스마트폰으로 주변에 가까운 차량을 파악해 예약하는 획기적인 서비스이다.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선을 보인 지 4년만에 전 세계 45개국 200개 도시에서 영업 중이다. 리프트(Lyft) 등 유사 사업자도 대거 생겨날 정도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에도 도입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성행 중이다. 칼라닉 우버 창업자는 개인간(P2P) 파일공유 검색서비스 등 3번의 도전 끝에 우버를 내놓을 수 있었다. 최근 그의 자산은 30억 달러(약 3조1600억원)로 뛰었다.
브라이언 체스키(33) 에어비앤비(Airbnb) 창업자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공유경제의 흐름을 잘 포착한 경우다.
숙박계의 우버로 불리는 에어비앤비는 온라인에서 이용자의 빈집과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설립 5년째인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현재 192개국 3만개 이상 도시의 집(방)을 중개하고 있으며, 지난해 1월 한국에도 진출했다.
체스키 창업자가 두 명의 친구와 자신의 거실에 에어매트리스 3장을 깔고 인터넷을 통해 투숙객을 받은 게 에어비앤비의 시작이었다. 현재 체스키 창업자의 자산은 15억 달러에 이른다.
▶‘잊혀질 권리’를 내세운 메신저 =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과 텔레그램은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 각각 2011년과 2013년에 등장해 벌써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스냅챗과 텔레그램은 보안을 강화한 모바일 메신저로 ‘잊혀질 권리’와 맞물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해진 시간 뒤 메시지를 자동으로 삭제하는 미국의 ‘스냅챗’은 최근 사용자수 1억 명을 돌파했다. 2011년 스탠퍼드대 학생이던 에반 스피겔이 친구 두명과 사진 등을 메시지로 보내고, 보낸 메시지는 일정 시간 뒤 삭제되는 방식을 산업디자인 수업의 프로젝트로 제안하면서 스냅챗이 시작됐다.
특히 페이스북이 지난해 스냅챗을 3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스냅챗 측은 ‘금액이 적다’며 거절했다. 올해 갓 스물넷이 된 스피겔은 현재 자산 15억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로 꼽힌다.
파벨 두로프도 러시아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보안을 강화한 텔레그램을 만들었다. 텔레그램은 정부의 검열을 피해 서버를 독일에 두고 있으며, 모든 메시지가 암호화되고 지정된 기간 이후에 메시지가 자동으로 삭제된다.
실제 올 3월 텔레그램 측은 상금 20만달러를 걸고 텔레그램의 암호와 메시지를 복원하는 해킹 콘테스트를 열었지만 아직 우승자는 없다.
파벨은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리는 억만장자로, 2006년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VKontakteㆍ이하 VK)를 개발했다. 현재 VK는 구소련 지역 이용자 수가 약 1억명에 달하면서 ‘러시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린다. 이를 통해 파벨은 2억6000만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플랫폼으로 연결 = IT 뉴리치는 자신 직접 겪은 경험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플랫폼에 적용해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다. 젊은 사업가 닉 우드만(40) 고프로(GoPro)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온라인 게임 회사인 펀버그(Funbug)를 창립했지만 닷컴버블의 붕괴속에 실패한 뒤 호주 등지로 한달간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평소 취미였던 서핑을 담아내기 위한 간이 방수 카메라를 개발해 이용한 뒤 사업성을 깨닫고 귀국 후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2002년 각종 웨어러블 액션 카메라 전문 회사인 고프로를 세웠다. 설립 첫해 35만 달러 수준이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9억8500만 달러까지 확대됐다. 우드만 회장의 자산도 33억달러로 뛰었다.
클라우드 기반의 파일 공유 서비스로 유명한 드롭박스(Dropbox)의 드류 휴스턴(30) 창업자 겸 CEO도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을 사업으로 연결해 성공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공학과를 다니던 휴스턴은 작업내용이 담긴 USB메모리를 자주 잊고 오는 경험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2007년 드롭박스를 창업했다. 드롭박스는 빠르게 인기를 끌며 최근 사용자 3억명을 돌파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16세 때 어머니와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얀 쿰 왓츠앱 창업자는 우크라이나에 남겨진 가족들과 계속 연락하고 싶은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무료로 대화할 수 있는 왓츠앱을 2009년 창업했다.
최근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220억달러에 인수, 왓츠앱의 45%의 지분을 보유한 창업자 얀 쿰은 85억5000만달러를 거머쥐게 됐다. 그는 1달러의 연봉만 받고 일하게 되며 페이스북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예정이다.
잭 도시 트위터 회장도 ‘현재 차량이 어디 있는지’ 등 서로의 위치를 끊임없이 주고받는 차량 파견업체 사람들을 보면서 서로의 현재 상태를 단문 메시지로 공유하는 트위터 서비스에 대한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
코아테스 벳365 창업자도 학창시절 아버지의 마권판매장 점원으로 일하며 당시 닷컴붐에 온라인 도박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2001년 온라인 베팅사이트 사업을 시작했다.
▶훈훈한 외모에 실력까지 갖춰=IT 뉴리치는 각자의 개성에 걸맞는 뛰어난 외모로도 유명하다. 속칭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들이다. 도시 트위터 회장은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가 선정하는 ‘2014 가장 섹시한 CEO’에서 3위를 기록했다. 도시 회장은 컴퓨터공학을 공부해 프로그래머로도 활동하면서 2008년 MIT 기술 평가 전문지인 TR35의 세계 최고의 발명가 35인 중 한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LA에서 나고 자란 칼라닉 우버 창업자는 UCLA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던 중 P2P 파일공유 서비스 업체 ‘스카워(Scour)’를 창업한 컴퓨터 실력파다. 비록 사업실패에다 피소와 파산, 탈세혐의 등 20대에 산전수전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최근 ‘2014 가장 섹시한 CEO’ 8위에 선정됐다.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와 스피겔 스냅챗 창업자도 훈훈한 외모에 실력까지 겸비해 이목을 끌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두로프는 아버지가 언어학자로 이탈리아에서 근무한 덕분에 유년시절의 대부분을 이탈리아에서 보내며 인문학적 소양을 길렀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두로프는 수학자이자 프로그램 개발자인 형 니콜라이와 함께 VK를 개발해 크게 성공했다.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두로프에 대해 ‘탐 크루즈만큼 잘생겼지만 더 부자’라고 표현했다. 두로프는 올 8월 북유럽 9개국(핀란드 등)의 가장 장래가 촉망되는 30세 이하 리더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스피겔 창업자는 변호사 부모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청소년 시절엔 낭비벽으로 아버지와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학업 성적은 좋았다. 창의적이고 문제해결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스탠포드대에 입학했다. 스피겔은 올해 미 타임지가 발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7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