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안법·중대재해 이중규제 한국과 영국뿐

중대재해 모태 英과실치사법 법인만 처벌

韓, 기업벌금+경영자처벌+행정제재 가능

기업 경영 불확실성만 더 키울 가능성 커

산업안전보건법에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까지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국이 ‘3중 처벌’하는 유일한 국가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주요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기업에 대한 처벌 수준 또한 셰계 최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국처럼 산안법 외에 별도의 제정법인 중대재해법으로 산업재해시 기업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 국가는 영국이 유일하다. 영국은 1974년 산업안전보건법을 만든 이후 한국의 중대재해법의 기초가 된 ‘기업과실치사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산업재해 발생시 기업에 대한 처벌 수준이 영국보다 더 강력한 수준이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산압법산 안전·보건조치 위무 위반으로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한국은 사업주에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여기에 5년이내 재범일 경우 최고 권고형량을 징역 10년6개월까지 무겁게 했다.

이같은 기준안 마련에 대해 경영계는 “중대재해법이 통과한 지 며칠이 안 됐는데 산안법의 양형기준까지 과도하게 상향돼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면서 “산안법에 중대재해법까지 얹히면서 기업들은 이중으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주요국과 처벌수위를 비교해 보면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다.

산안법의 경우 미국은 7000달러 이하 벌금에 불과하며 독일 5000유로 이하, 프랑스도 1만유로 이하 벌금만 부과하게 하고 징역형은 없다. 그나마 주요국 중에서도 강력한 처벌을 보이고 있는 영국도 한국에 비하면 처벌 수준이 미미하다. 영국은 2년 이하 금고 또는 상한이 없는 벌금을 부과한다. 영국은 법규상으로는 상한이 없는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지만 양형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매출액의 1.0~7.5% 수준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한국의 중대재해법 모태인 영국의 법인과실치사법은 근로자 사망시 신체형에 대한 규정없이 법인에 대한 벌금형(상한없는 벌금형)만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기업에 대한 벌금 외에 경영자 개인 처벌, 영업정지·작업중지 등 행정제재 등의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

형사처벌로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효과도 외국사례를 보면 의문이 든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산업재해에 대한 기업의 형사처벌을 강화한 국가들의 사례를 볼 때, 기업 처벌강화의 산업재해 예방효과는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근로자 10만명당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기업과실치사법 시행 직후인 2009년 0.5명으로 시행 직전인 2006년 0.7명보다 감소하였으나, 2011년부터는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호주와 캐나다도 기업 처벌강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처벌강화로 인한 효과가 불명확하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