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는 보호무역주의가 거세게 일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움직임까지 일면서 세계 각국은 리쇼어링 정책을 앞다퉈 폈다. 그 물결에 한국 정부도 동참했다. 지난 12월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는 ‘해외진출기업 국내복귀지원법 개정안(리쇼어링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리쇼어링법’은 해외로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왔을 때 지원받을 수 있는 유턴기업 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인센티브를 늘리는 것이 골자다.

정부의 바람대로 해외로 진출했던 우리 기업들의 국내 복귀는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쇼어링법 개정안 통과하자마자 경영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통과하면서 ‘유턴법’ 취지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기업규제 3법과 노동조합법까지….

정부가 제시한 리쇼어링의 당근책보다 최근 기업들의 손발을 묶은 규제가 더 강력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리쇼어링이 아닌 기업들의 ‘오프쇼어링’의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유턴기업은 21곳이다. 단순 수치상으로 비교하면 전년도의 16곳보다 늘었다. 하지만 정부의 대대적인 관련대책을 쏟아냈는데도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리쇼어링과 일자리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2019년 대비 24.4%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청년실업률이 높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일자리와 국내 투자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의 국내로 복귀가 절실하다. 하지만 실상은 돌아오는 것보다 나가려는 기업 단속도 힘들 수 있다. 기업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은 단순 정부의 지원이 미미해서가 아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외국보다 더 열악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유턴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노동시장 경직성’(18.7%)과 ‘높은 인건비’(17.6%)를 꼽았다. 한경연의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8~2018년 10년간 한국과 G5(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의 노사관계지표를 보면 한국의 노동손실일 수는 일본의 209배, 독일의 9.7배, 미국의 6.2배, 영국의 2.1배에 달한다. 노동시장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노동시장 유연성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97위를 기록했다. 노동자의 권리만큼 경영자의 권리, 노동자의 의무만큼 경영자의 의무도 중요하다. 한쪽으로 기울어져 균형을 잃게되면 자칫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경제단체장들도 신년사를 통해 규제혁신 등으로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규제3법, 노조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까지 법이 통과될 때까지 경영계의 호소에도 패싱했다.

경영계는 지난달 정기국회를 통과한 기업규제, 노조법에 대한 보완 입법을 국회에 요청했다. 또 중대재해기업처벌법까지 보완입법도 요청할 계획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글로벌 경제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정치’를 통해 무한경쟁의 기업들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의 목소리만큼 경영자의 목소리도 들으면서 균형의 정치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