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용위험평가 결과 지난해 보다 한계기업 53곳 줄어
정책효과 사라지는 내년 3월 이후 일거에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 수가 지난해 대비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수백조 규모의 금융지원이 퇴출돼야 할 기업들을 지원하는 효과로 이어지면서 시장 왜곡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유예 정책이 종료되는 내년 3월 이후 부실 기업이 일시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채권은행들을 대상으로 2020년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157개사(대기업 4곳, 중소기업 153곳)를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210개) 대비 53개사 줄어든 수치다. 부실징후기업은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채권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기 어려운 회사를 말한다.
금감원은 부실징후기업 157개 가운데 66개사는 워크아웃(C등급), 나머지 91개사는 법정관리 등 퇴출 대상(D등급)으로 분류했다. C등급 기업이 전년보다 7개 늘어난 데 반해 D등급 기업은 60개나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금융권의 유동성 지원 효과로 연체율이 하락했고, 회생신청 기업 감소 등의 추세에 따라 D등급 기업 수와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선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착시효과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실제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통계상으로는 적게 집계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2월7일부터 올해 12월 4일까지 금융위 주도로 이뤄진 금융지원 실적은 261조1000억원에 달한다.
관건은 내년 3월이다.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정책은 일단 내년 3월말까지로 두차례 연장됐는데 이 때문에 부실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올해 신용위험 평가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매출 감소 영향을 배제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 때문에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자조차 내지 못할 한계기업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지난해 대비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