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되면
자영업 상환불능 급증
저축銀 대출부실 우려
중소기업 빚부담 가중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한국은행은 현재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자영업 재무상황, 저축은행 대출, 중소기업 여신 등을 꼽았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신용위험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년에도 매출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자영업자 가운데 상환불능가구 비중이 앞으로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1.2%-〉2.2%) 높아진다. 상환불능가구란 일정기간 가구의 총수입(명목소득)에서 총지출을 뺀 가계수지에서 적자 규모가 순자산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가계수지 적자가 금융자산을 초과하는 '유동성 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6.2%에서 10.4%로 늘고, 가계수지가 마이너스인 적자가구 비중은 19.4%에서 22.4%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된 정부의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내년 3월 31일에 예정대로 종료된다는 가정 아래 도출됐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금융지원조치의 연장 검토시 자영업자의 재무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에 대해 우선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저축은행의 대출이 다른 금융업권보다 빠르게 증가한 점도 불안 요인이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저축은행 대출은 73조2000억원으로, 2015년부터 올해까지 같은 기간 연평균 대출 증가율은 저축은행이 16.8%, 은행 7%, 상호금융 10.3%를 나타냈다.
특히 저축은행 대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의 요주의 여신이 지난 2018년 4000억원에서 올해 9월말 1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대형 저축은행이나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 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 기업 신용리스크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현재 기업대출의 위험가중치(평균)의 경우 대기업은 실물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은 각종 금융지원 조치로 하락했다.
하지만 실물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부실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기업부채 부실 우려가 컸던 2015년말 수준으로 기업 신용등급 분포가 하향 조정될 경우 중소기업의 신용리스크 위험가중자산은 3.4%증가한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같은 상황에서 대기업 신용리스크 위험가중자산은 0.1% 증가에 그쳤다.
아울러 한은은 과거 위기 때와 현재 실물경제 여건에 비해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신용위험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충격에도 대출 가산금리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하며 과거 장기 년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고, 현재 주가에 반영된 기업의 예상부도확률(EDF)도 과거 위기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위험 저평가 현상이 경제주체들의 긍정적인 기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내외 여건이 다시 악화될 경우 금융시장에서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