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보고서 23일 발간

코로나19 탓 시장전망 악화

재택근무·온라인쇼핑 증가로

거점오피스 등 틈새상품 각광

올해 뜨거웠던 주택시장은 내년에도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상업용 부동산에는 냉기가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텔이나 상가·리테일 등 전통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과 재택근무 본격화로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형태의 상업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관측됐다. 오피스텔 시장도 핵심 업무지구가 아닌 주거지역 인근 거점 오피스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23일 KB금융그룹은 ‘2021 KB부동산 보고서(상업용편)’을 발간하고 내년 시장 전망을 담았다. 보고서는 올해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올랐으나, 내년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임대 여건이 악화되는 등 위험 요소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KB경영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 거래는 전년 비 13.1% 늘어난 8만 4000건으로 집계됐다. 단위면적당 평균 거래가격도 3분기 기준, 전년 말 대비 4.7%가 올랐다. 주택 시장 규제가 늘고, 코로나19로 해외 투자가 제한받으면서 유동성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으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 1분기 5.3% 이던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여의도 파크원 등 공급 과잉등 으로 3분기 6.7%까지 올랐다.

KB경영연구소는 내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몰려들었던 투자 수요도 잠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전통적인 오피스 권역이 아닌 재택근무 확산에 새로운 형태의 상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본사의 기능을 분산해 공유 오피스적 성격이 혼합된 거점 오피스나 위성 오피스에 대한 기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점 오피스는 거주지역 인근 업무 공간을 마련해 출퇴근 이동 시간을 줄이고, 외근 시 본사복귀 없이 거점 오피스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재택근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312개사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를 시행한 곳은 34.3%로 이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택트 소비에 따른 창고시설 등 물류 부동산에 대한 수요도 증가가 예상된다. 국내 소재 창고시설 재고 면적은 2017년 이후 2014년 대비 두 배가 늘었다. 2019년 기준 전년 대비 수도권의 국내 창고시설 증가면적 비중도 57%에 달한다.

클라우드, AI, IoT 등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는 디지털 서비스 확대로 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통합 관리하는 데이터센터 시장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2000년 53개소에서 연평균 5.9% 늘어 2019년에는 158개소까지 증가한 바 있다. 2025년까지 32개소가 신규로 구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처럼 일부 새로운 형태를 제외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은 수익성 악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 1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92.6%가 내년 하반기까지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54.9%는 2021년 하반기, 21.7%는 2022년 상반기를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시점으로 예상했다.

KB경영연구소 김태환 연구위원은 “2021년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한해가 될 것”이라며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면밀한 분석과 위험에 대한 대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성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