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억제 기대감에 화학소재 수요 증가
친환경주 외 순수화학주도 ‘주목’
금호석화·롯데케미칼 등 주가상승 두드러져
증권가 “차화정 이상 주가 간다”
친환경 산업 육성을 천명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표적인 탄소 유발 기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당선인이 불어온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따른 수요 회복과 경기부양책 타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화학업종의 4분기 실적 전망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화학업 컨센서스 1달 내 변동률은 8.67%로, 최근 코로나19 백신 도입 기대감으로 전망치가 급등한 운수창고업, 증권업에 이어 가장 상승 기대감이 큰 업종으로 꼽혔다. 4분기 1개월 수익률은 8.2%로 주가와 실적 모두 긍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주요 화학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고공행진했다. 합성고무인 NB라텍스 등을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은 3개월 주가 상승률이 34.3%에 달했고, 롯데케미칼 역시 32.6% 상승을 기록했다. 효성화학,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 화학사들의 주가 상승률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3.2%)를 웃돌았다.
업계는 각국에서 순차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본격적인 화학제품 수요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뺀 마진을 뜻하는 스프레드는 최근 연중 최고 수준까지 올라오며 본격적인 실적 확대를 예고했다. 이달 초 에틸렌 가격은 톤당 99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4월 이후 1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에틸렌에서 원료인 납사 가격을 뺀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582달러로 작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의 확산 속에 판매가 급증한 가전과 각종 일회용품 등에 공급되는 화학소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흐름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최근 에틸렌 생산시설인 NCC(납사분해시설)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이 본격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졌던 금호석유화학은 내년에도 NB라텍스 초호황이 예상돼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위생관념 변화가 전망되며 위생장갑 업체들의 라인 증설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NB라텍스 마진은 지난달 기준 톤당 735달러로 1분기 대비 2배가 급등했다.
2차전지, 태양광에너지 등 친환경 신사업으로 주목받았던 LG화학, 포스코케미칼, 한화솔루션 또한 내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2조달러(2180조원) 규모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향 대형 수주들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2010년대 초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시대보다 더 큰 호황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이 신성장 사업을 발판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은 것처럼 2021년에는 순수 화학업체들이 신성장 사업과 높은 배당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려 나갈 것”이라며 “차화정 때와 비교해 이익이 늘어나 당시보다 높은 주가, 시총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