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쌓여만 가는 쌀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까지 수입해 온 쌀 중 정부가 처분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놓고 있는 양이 50만t이나 되고 올해 정부가 비축해 놓은 ‘국산 쌀’ 재고량도 38만t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추가로 매입하기로 한 햅쌀 18만t을 더하면, 수입산과 국산 쌀을 더한 정부의 쌀 재고량은 100만t을 넘어서게 된다. 정부가 올해 쌀 수요량을 400만t 정도로 예상한 것을 감안하면 국민이 먹을 3개월분의 쌀(1/4)이 쌓인다는 계산이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입쌀 재고량’은 2010년 18만2013t, 2011년 29만5838t, 2012년 30만934t으로 늘어나다 2013년에는 50만5773t으로 큰 폭 증가한 상태다.
국산 쌀도 올해는 풍년으로 쌀 총생산량이 418만4000t에 이를 전망이지만, 쌀 수요는 400만t 정도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초과 공급분 18만t을 전량 매입할 방침이다. 올해 정부의 쌀 재고량 38만t에 18만t이 추가되면 국산 쌀 56만t이 창고에 쌓이게 되는 셈이다.
수입산과 국내산 쌀을 합한 전체 쌀 재고량은 2010년 150만9000t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1년 105만1000t, 2012년 76만2000t, 2013년 80만3000t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정부는 현재 남아도는 쌀을 처분할 방법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 창고에 쌀을 쌓아두면서 관리비용은 계속 늘고 쌀 보관 장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쌀 의무수입물량(MMA)은 대북지원이나 해외원조 등으로도 사용할 수 없어 수입쌀 재고 처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현재 수입산 가공용 쌀을 공매 처분하고 있으나 재고량이 늘면서 상당량을 주정용(술 제조용)으로 팔고 있다. 밥쌀용 쌀은 올해 들어 재고량이 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수입물량이 많지 않아 처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쌀 재고 처리는 기본적으로 쌀 수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풍년으로 쌀 생산량이 많았지만 내년에는 흉년이 들 수도 있어 쌀 가격 급등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전반적으로 쌀 재고량이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년에 MMA 용도를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해 수입쌀 해외원조를 가능토록 할 예정”이라면서도 “매년 쌀 수급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1~2년 정도는 쌀 소비를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