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여의도 금융허브로”

기존 이전 주장도 힘잃어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지방 이전이 거론돼 왔던 국책은행들이 서울에 잔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추진단은 지난 9일 국회 11개의 상임위원회를 세종시에 들어설 국회의사당으로 옮기는 내용의 대국민보고서를 발표했다. 국회가 빠져나간 여의도는 홍콩과 같은 국제 금융 허브로 키우고 서울 전체를 국제경제금융수도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세·규제제도·법률서비스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개선할 방침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홍콩으로부터 글로벌 자본이 떠나가는 ‘헥시트’(Hongkong-Exit)를 맞아 서울이 대안으로 치고나갈 수 있으려면 금융공기업들이 밀집해 있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민주당이 ‘금융 허브’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모순된 입장을 취하고 있었는데, 이번 발표로 ‘금융 허브’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산업은행]
[사진=산업은행]

다른 관계자는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8월 ‘지난 10년간 금융 허브가 안됐기 때문에 국책은행은 지방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금융 허브를 다시 추진한다는 것은 서울에 남기겠다는 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다. 해당 은행들의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못박은 기존 조항을 없애고 정관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균형발전정책 중 하나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도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에 국책은행들은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의 뜻을 밝히며 논란이 돼 왔다.

[사진=수출입은행]
[사진=수출입은행]

여당 관계자들은 여의도를 금융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 국책은행을 여의도에 남겨두겠다는 뜻은 아니라 선을 긋고 있지만, 지방 이전을 현 정부에서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말하고 있다.

행정수도추진단 소속의 한 여당 의원은 “국책은행 등 공공기관의 이전은 이번 추진단의 의제는 아니었으며, 정부에서 연구용역을 통해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등 여러 정치 일정 등을 감안하면 지방 이전은 차기 정부의 과제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