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구 평균 매맷값 ㎡당 1000만원 넘겨

올 구별 상승률 노원 19%·강북 15%…

전세난에 중저가 상승세 더 이어질듯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서울 한강 이북 14개구 아파트의 ㎡당 평균 매매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11일 KB국민은행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1월 강북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이하 전용면적 기준)당 100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값이 1000만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에는 567만8000원이었다. 문 정부 들어 76.4%가 올랐다.

강북 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은 전세난이 부추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월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공급이 줄었고 값이 오르면서 ‘차라리 사자’로 돌아선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값이 크게 오른 지역은 실제 서울 핵심지 전셋값과 비슷한 가격대에 매매가격이 형성된 곳으로, 전세회피수요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강북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은 올 들어 한강 이남 대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올 11월 서울 한강 이남 지역의 아파트 ㎡당 평균 매맷값은 1381만9000원으로 연초 1210만4000원에서 14.2% 상승했는데, 이는 한강 이북 상승률보다 7.2% 포인트가 낮은 숫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020년은 비강남 반란이 일어난 때였다”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중저가 중심 아파트로 내 집마련 수요가 몰린 데다가 전세난으로 전세회피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기준, 서울 25개구에서 올 들어 11월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크게 상승한 구는 노원구(19.02%)였다. 노원구를 포함, 강북구(15.02%), 성북구(13.88%) 등 한강 이북 지역에서의 상승폭이 컸다. 서울 전체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1.59%다.

강북 14개구의 ㎡당 평균 매매가로 환산하면, 소형 면적인 59㎡는 지난달 평균 아파트 매맷값이 5억9000만원, 중소형 면적인 84㎡는 8억4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전세 회피 수요가 매수로 돌아서기 좋은 가격대다.

때문에 중저가 상승세는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인중개업계에선 수도권 및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10억원을 넘어서는 고가에 아파트 매매거래가 이뤄지면서, 다시 서울로 투자 수요가 돌아오는 ‘역 풍선효과’를 예측하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전망은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더 힘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록시스템에 따르면 수도권 곳곳에선 고가에 매매계약서를 쓰는 곳이 증가세다. 일산동구 킨텍스원시티(M3BL)에선 84㎡가 11월 19일 14억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아파트는 올 초만 해도 10억원 아래에서 거래돼왔다.

용인 수지구 광교상록자이 84㎡도 지난달 21일 11억7800만원 최고가에 팔렸고, 성남 분당구 백현2단지 휴먼시아는 11월 84㎡(17억원)과 118㎡(19억9000만원) 모두 신고가에 거래됐다.

규제지역 지정에서 빠졌다가 지난달 19일 뒤늦게 조정대상지역이 된 김포시도 최근 일부 단지에서 오름세가 거세다. 김포 풍무센트럴푸르지오 84㎡는 5월 5억9000만원(21층)에 실거래됐으나, 지난달 9일엔 20층이 8억2000만원 최고가에 매매됐다.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차피 집값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더 상급지로 오려는 게 심리”라면서 “특히 정부가 세제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방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로 올라오는 수요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