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 경영권 위협 ‘속수무책’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경영 ‘발목’

대기업 경영악화땐 중기에 ‘불똥’

거대정부여당의 ‘기업규제 3법’ 강행 처리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앞으로 경영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대기업보다 경영권 방어도 취약한 데다, 규제 법안으로 대기업들의 경영 위축에 따른 여파 또한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 중견기업, 협력업체로 이어지는 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 ‘3%룰’ 중견기업 경영권 방어 초비상=중견기업계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산 의결권 3% 제한 등 ‘상법 개정안’ 통과가 미칠 후폭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낮아질 경우 경영권 탈취를 위한 공세와 외부 투기세력의 이사회 진입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중견기업연합회는 “지배주주 중심 경영은 나쁜 것‘이라는 편향된 도그마를 탈피해야 한다”며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례가 많지 않다는 등 기대 섞인 이유로 투기자본에 의한 경영권 위협 가능성을 간과하는 것은 현장의 실상에 대한 외면이자, 미래에 대한 무책임”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로 불리는 내부거래 규제 강화 역시 중견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다. 중견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선 다변화 역량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함께 거래비용 절감, 기술유출 방지, 투자위험 분산 등의 목적으로 계열사 간 거래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경영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내부거래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보는 시각이 문제”라며 “중견기업의 경우 거래 비용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내부거래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사익편취 시각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경영악화 우려…중기엔 치명타= ‘기업규제 3법’으로 대기업이 경영비용이 증가할 경우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중소기업들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대기업 1·2차 협력업체로 거래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중소기업은 생존마저 위협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붕괴될 우려도 크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매출이 1% 증가하면, 중견·중소기업 매출은 단기적으로 0.07%, 장기적으로는 0.27%까지 증가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대기업 규제 영향이 중소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방증이다.

대기업에 전자부품을 납품하는 한 제조업 중기 관계자는 “기업규제 강화로 대기업의 경영부담이 증가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며 “중소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집단소송법,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기업 규제까지 추가되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