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美 국제조세경쟁력 보고서’ 분석
OECD국가 중 2017년 17위서 올해 24위로
법인세·소득세율 인상 탓에 경쟁력 약화
“해외는 세부담 완화…글로벌 추세 역행”
국내 기업들의 규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세 부담마저 갈수록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조세경쟁력 순위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7계단 하락(17위→24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락폭이 두 번째로 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미국 조세재단(US Tax Foundation)이 지난 10월 발표한 ‘국제조세경쟁력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조세경쟁력이 2014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조세경쟁력은 미국 조세재단이 각국의 법인세, 소득세, 소비세, 재산세, 국제조세의 복잡성과 최고한계세율, 배당세율, 원천징수율 등을 종합해 산출한 지표다.
한국의 경우 기업의 경영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법인세와 소득세율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조세경쟁력 순위가 뒤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해외 국가들은 기업의 조세 부담을 오히려 완화하는데 주력해 우리나라의 순위 하락폭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OECD 36개국 중 올해 한국의 조세경쟁력 순위는 24위였다. 2017년 17위에서 불과 3년 만에 7계단 떨어져 하락 폭이 네덜란드(8계단 하락) 다음으로 컸다.
세목별로 보면 소비세가 2위를 유지한 것을 제외하면 소득세(22위)와 법인세(33위), 국제조세(33위), 재산세(30위) 모두 OECD 국가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소득세와 국제조세는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순위 하락폭이 컸고, 법인세는 네 번째로 컸다.
반면, 법인세와 소득세 부담을 완화하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 국가들은 같은 기간 전체 종합 순위에서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3년간 법인세와 소득세의 경쟁력 순위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미국과 이스라엘은 종합 순위의 상승폭 부문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기업의 세 부담을 완화하는 국제 추세에 역행해 우리나라는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상한 것이 조세경쟁력 순위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조세재단은 우리나라 세제 항목 중 상대적으로 넓은 세원에 낮은 세율(10%)을 적용하는 부가가치세와 93개국에 달하는 광범위한 조세조약 네트워크가 주요국 대비 강점이라고 평가했지만 법인세의 제한적인 손실이월공제 제도와 부동산과 금융거래에 별도 과세하는 왜곡된 재산 세제는 단점으로 꼽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많은 선진국들이 조세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하는 추세”라며 “법인세, 국제조세, 재산세 등 경쟁력이 낮은 부문을 중심으로 세율은 낮추고 세원은 넓혀 조세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