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반환소송 대리인, 경쟁입찰로 선임할 듯

M&A 자문 태평양, 소송 이슈 선점 김앤장 경쟁 예상

김앤장, '노딜' '빅딜' 모두 꿰찰 가능성 주목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의 옥외 간판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의 옥외 간판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과 관련한 2500억원 규모 계약금 반환 소송에 국내 대형 로펌들이 총출동했다. HDC현산이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소송대리인을 선임하기로 하면서다. M&A 추진 초기부터 HDC현산에 자문해 온 태평양과, 딜 무산에 대비해 소송을 중심으로 접점을 확대해 온 김앤장이 유력시된다.

9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달 초 금호그룹이 법원을 상대로 제기한 질권소멸통지 청구 소송에 대응해, 가까운 시일 내에 경쟁 입찰을 거쳐 소송대리인을 선임할 계획이다. 금호그룹이 제기한 소송의 핵심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신·구주를 인수하기 위한 계약금으로 아시아나항공(2177억원)과 금호산업(323억원)에 낸 2500억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질권(담보) 설정을 해제해달란 것이다.

그간 업계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딜에 자문했었던 태평양이 계약금 반환 소송 또한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 왔다. 하지만 HDC현산은 다양한 선택지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6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측에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자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별도로 법률 검토를 맡겼던 김앤장의 수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M&A에 자문하는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일단은 경쟁 입찰이 진행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김앤장 단독 선임과 김앤장·태평양 복수 선임 중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통합 항공사 출범'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긴 점이 HDC현산의 고민을 깊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달 산업은행과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는 방안을 내놨고, 이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산업은행이 3자배정 유상증자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행동주의펀드 KCGI(강성부 펀드) 등 3자연합은 해당 딜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성격이 짙다고 보고 법원에 산은의 자금 지원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는데, 기존 주주의 증자 참여 기회를 배제할 만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금 지원이 시급한지가 쟁점이었다. 결국 법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존속을 위해서는 언제라도 긴급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한진칼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다는 점을 인정받은 만큼, HDC현산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의 계기가 됐던 '원점 재실사' 요구가 정당했다는 논리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과 법원 모두 인정할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 불안한 상황인데, 이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했다고 계약 파기를 통보한 것은 금호그룹의 무리수였다는 주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앤장은 산은과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위기론을 중심으로 KCGI에 대응하는 과정에 소송 대리인으로 참여했다. 또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계약금 반환 소송도 마찬가지로 아시아나항공 위기론이 핵심이 되는 만큼, 김앤장이 승소에 기여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조계가 주목하는 또다른 소송전의 관전 포인트는 인수 주체였던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따로 로펌 선임에 나설 가능성이다. 계약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한배를 타고 있지만,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사이 미묘한 이해관계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송전에서 금호그룹 측을 대리하는 세종과 화우를 제외하고, 광장과 율촌이 해당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