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절벽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42만명 감소했다. 청년층과 40대가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활동의 중추인 40대 고용률은 76.8%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4.4%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청년 일자리가 가장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30대 이하 청년층의 임금근로 일자리가 16만개 줄어들었다. 20대 일자리가 8만2000개 날아갔다. 내년부터는 50~300인 미만 중소기업 2만7000개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추가로 적용된다. 청년 일자리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청년 고용 지원 목적으로 내년에 공공 일자리 8만2000개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단기 일자리 창출에 그칠 뿐 ‘공공알바천국’을 양산한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직업계 고등학교 취업률 급락에서 상황의 엄중함을 엿볼 수 있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교의 취업률이 2017년 50.6%에서 2020년 27.7%로 주저앉았다.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년 취업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기업이 고교생 현장실습을 기피하면서 취업률이 급락했다.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제대로 양성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악화된 청년실업 문제는 친성장·친투자 정책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경제성장이 최상의 고용 창출자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기업의 투자 의욕과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야 청년 일자리 창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정부의 희망과는 달리 공공 일자리 증가가 민간 일자리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 52시간제 시행, 최저임금 급등, 기울어진 노사관계 등으로 기업의 채용 의욕이 크게 저하됐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교수는 최저임금 과속 인상이 취업 취약 계층인 청년층과 빈곤층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일감이 몰리는 조선업체 특성상 주 52시간제 적용은 협력업체를 도산으로 내몰 것”이라는 하소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다른 제조업 부문도 사정은 대동소이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9%가 “주 52시간제 도입 준비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도입을 2년 이상 연장하기를 희망하고 탄력근로제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대학의 진로 지도 체계가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실효성이 제고된다”고 주장한다. 현행 진로 지도는 학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완화를 위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전공 교육의 질 강화, 정확한 취업정보 제공, 학생의 취업 역량 제고가 시급하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51위를 기록했다. 노사 협력, 정리해고 비용, 고용·해고 관행은 100위에도 못 미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높은 청년실업률은 경직된 노동시장의 산물”이라고 보도했다. 해외로 나간 국내 기업의 유턴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도 노동 경직성과 높은 고용 비용에 따른 기업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프레이저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독일은 ‘하르츠 노동개혁’을 통해 경직적 고용시장을 개선함으로써 2003년 10.2%였던 청년실업률을 2019년 4.9%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정규직 과보호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젊은층”이라고 강조한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이제는 미룰 수 없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