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산정 과정 대표성 문제 ㆍ유도성 질문 등 의혹 제기
통계표본자료 너무적어 신뢰성 의심…아전인수격 해석도
“현 상황서 의무가입 부적절…임의가입방식 등 보완 필요”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과 관련해 각 기관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각종 서로 다른 통계자료들을 쏟아내면서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20일 고용노동부가 최근 실시한 ‘특고 대상 고용보험 적용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고직 85.2%가 고용보험 가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은 특고 14개 직종 33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고용보험 가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경우를 직종별로 살펴보면 ▷학습지교사 92.4% ▷대여제품방문점검원 92.1% ▷신용카드회원모집인 89.9% ▷방문교사 89.1% ▷보험설계사 84.9% ▷택배기사 79.8% ▷화물자동차운전사 79.0% ▷골프장캐디 68.3% 등이다.
특고 대부분이 고용보험 도입을 찬성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통계 산정 과정에서 문제점이 제기됐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고용부가 통계조사 대상을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은 근로자’로 선정해 대표성에 문제가 있고 설문지에서 일부 유도성 질문이 존재한다”며 “정부가 편향된 입장으로 정책을 시행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경제계에서는 특고 고용보험 적용에 반대 목소리가 많다는 통계 자료들을 내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9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 4개 직종 특고 2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8%가 일괄적인 의무적용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통계는 ‘보험가입 선택권 부여’ 항목을 ‘의무가입 반대’와 같은 선상에 놓고 계산했다는 점이 지적된다. 한경연은 이를 ‘일괄적’이라는 단서를 달고 보험가입 선택권 부여(50.4%)와 의무가입 반대(12.4%)를 합쳐 응답자 62.8%가 일괄적인 고용보험 의무적용에 반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게다가 표본집단이 234명으로 고용부(3350명)에 비해 훨씬 적다는 점에서 통계자료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한상의가 지난달 특고 관련업체 15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는 ▷정부안 찬성 24.7% ▷정부안 보완 도입 48.0% ▷특고 고용보험 반대 27.3% 등으로 집계됐다. 특고가 원치 않을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가입예외 방식(64.2%)과 임의가입 방식(23.8%) 도입에 대한 의견이 강조됐다. 특고 고용보험 도입 자체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지만 정부안에는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석준 의원이 한국보험대리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적용에 관한 설문조사’ 자료에서는 설계사 1245명 가운데 274명(22.0%)이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찬성했으며, 769명(61.8%)은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답했고, 186명(14.9%)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현 시점에 특고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추진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반드시 ‘의무가입’이라는 방법을 택할 필요는 없고 가입예외나 임의가입 등 선택권을 보장하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