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세대책 발표 예고에도 시장 불안 여전
일산 동구 아파트 1년 전 매맷값만큼 전셋값 상승
강남 대치동은 1년 사이 전셋값 8~9억원이 올라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서울 및 수도권 전세대란이 가을 이사철 후에도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1년 전 매맷값 수준으로 전셋값이 상승한 지역이 늘고 있다. 전세 매물 품귀에 임대인이 가격을 높게 불러도 계약이 체결되면서, 급등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정부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자, 이르면 18일 전세대책 발표를 예고했다. 그러나 시장은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실수요층이 원하는 지역에, 충분한 규모로 공급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세 대란은 부동산 시장 상승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일산에서도 값을 끌어올렸다. 일산 동구에선 전셋값이 크게 오르며, 1년 전 매맷값이 전셋값이 됐다.
동구 킨텍스원시티M2BL 84㎡는 이달 전세 실거래가가 7억2000만원 최고가에 등록됐다. 현재 호가는 8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11월 등록된 매매가 8억4231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전셋값은 4억원으로 현재 전셋값의 절반에 불과했다.
KB국민은행 주간주택동향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한주간 일산동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0.96%로 전국에서 세번째로 높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일산 동구는 임대인이 전셋값을 크게 올려서 내놓아도 그마저 구하기가 어렵다”며 “신규 분양 단지 청약을 기다리는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파크뷰 자이 84㎡도 현재 전세 호가가 8억9000만원까지 올랐다. 1년 전 전세 실거래가 5억5000만원 보다 3억원 이상 올랐다. 9억원 가까운 전셋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저층 매맷값과도 큰 차이가 없다.
‘매매 대신 전세’를 택했던 세입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인근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최근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이들도, 2년 뒤 전셋값을 벌써부터 걱정한다”면서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은 집주인이 실거주한다고 할까봐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 및 학군을 갖춘 핵심지에선 전셋값 상승폭이 1년 새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만큼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94㎡(이하 전용면적)의 전세 매물은 현재 고층 기준 24억원에 나와있다. 1년 전 전세 실거래 등록가는 15억5000만원 가량으로, 그간 8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인근 재건축 아파트인 ‘우선미(우성·선경·미도)’ 아파트의 전세 매물도 사실상 1~2건 외에는 찾기 어렵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는 전세가격이 입지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최근 수억원이 오르며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전세 낀 매물’은 매매 거래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고가 월세가 늘고 전세 매물이 더 줄었다. 잠실동 대단지 아파트 엘스도 84㎡의 전세호가가 13억5000만원으로, 1년 전 전세가 9억원 보다 4억원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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