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 교섭 이어 노조 중앙쟁대위

15~16일 최대 고비

파업 강도·방식이 핵심 쟁점

신차효과 미미·수출 감소 경영난

부지매각 등 대립 팽팽 대화 난항

한국지엠 부평공장 앞에서 노조원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
한국지엠 부평공장 앞에서 노조원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

한국지엠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한국지엠의 파업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판매 감소와 노사 갈등 장기화에 매년 반복되는 ‘철수설’도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이날 오전 17차 노사 교섭에 이어 오후 중앙대책위원회(중앙쟁대위)를 열어 투쟁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달 24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인 쟁의권도 확보했다. 전날엔 산업안전보건법, 노동법 위반 등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와 검찰 등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회사를 고발했다.

연초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잠시, 올해 노조의 반발은 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임단협 요구안과 별도로 미래 계획 제시부터 비정규직 해고 문제, 일방적인 자산 매각 등 사측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전날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노조가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갈등은 증폭됐다.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 지부장은 “한국지엠은 1조원에 달하는 투입한 사업장에 1700여 명을 불법 파견했다는 고용노동부 판결에도 비정규직 해고에 나서고 있다”며 “2년간 임금 동결과 성과급을 받지 못한 정규직 노동자와 달리 임원들은 1인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업의 강도와 방식이 관건이다. 출근투쟁이나 조합원 스티커 부착 등 1인 실전투쟁이 아닌 생산라인을 멈추는 전면파업이 채택될 경우 가동률과 내수·수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해 9월 임단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잔업과 특근 거부를 포함한 전면파업을 강행했다. 부분파업이 아닌 생산공장을 완전히 멈춘 건 2002년 제너럴모터스(GM)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 처음이었다. 회사는 이로 인해 1만대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측이 내놓을 수 있는 추가 제시안이 마땅히 없다는 점도 노조의 파업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사측은 부지 매각과 생산라인 조정을 공장 운영의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 전략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엔 매년 하는 임금협상을 2년 주기로 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신차 ‘트레일 블레이저’가 ‘효자’에서 또 다른 갈등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국내에서 개발돼 수출까지 확정했으나 국내에서 신차 효과가 미미했고, 공장 배정 문제로 잡음만 키우는 불쏘시개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부평2공장 폐쇄 가능성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안팎에선 철수설마저 다시 언급되고 있다. 나아지지 않는 수익성이 근거다. 실제 한국지엠에 따르면 내수와 수출을 합한 판매 실적은 9월까지 총 26만89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 수준에 그쳤다. 2018년 8594억원, 지난해 3202억원에 이어 올해 당기순손실 급증 우려도 크다.

사측은 교섭을 이어나가며 접점 찾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파업의 강도를 조절하며 (임단협) 교섭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조의 행보는 예상한 부분”이라며 “고용 안정과 수익 창출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전향적인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