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재판권 박탈 측면 있어”… 반대 취지 발언

윤석헌 “반드시 필요 제도”… 8월 임원회의서 발언

‘편면적 구속력’ 두고 금융당국 수장들 ‘견해차’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수장들이 ‘편면적 구속력’에 대한 근본적 입장 차가 드러나면서 향후 금융당국 간 갈등 요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사들의 재판권 박탈’이란 측면에서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에 난색을 표시한 반면, 윤석헌 금감원장은 ‘편면적 구속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제도 도입을 위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은 위원장은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헌법에서 보장하는 재판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의문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반대한다’는 의사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회사들이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지만 불복하고 있다”며 은 위원장에게 제도 도입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은 위원장은 반대 취지로 답한 것이다.

은 위원장은 이어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는 이해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재판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의문도 있다”며 “금융감독원에는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있고 저희도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만 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금융위 수장이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에 대해 금융사들의 ‘재판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금감원에선 여러 해석이 나왔다. 본인이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 아니라 ‘재판권 박탈’이란 시각이 있다는 발언을 옮긴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과 편면적 구속력 도입을 추진중인 국회와 각을 세운 것 아니냐는 해석 등이다. 실제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편면적 구속력 도입을 골자로 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편면적 구속력이란 금융소비자와 금융사 사이 분쟁이 발생해 금감원이 분쟁조정을 하게 되면, 일정액수 이하의 분쟁조정안일 때엔 금융사가 분쟁조정안을 의무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금융사들은 분쟁조정안에 수용이 강제되 것이고, 재판을 청구할 권리는 금융소비자에게만 주어진다. 국내에선 약 2000만원 가량이 조정액 상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은 위원장 생각과는 달리 윤석헌 금감원장의 경우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8월 윤 원장은 임원회의에서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 원장 스스로 학자시절부터 소신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으로도 알려진다.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배경은 금감원의 ‘라임 펀드 조정’에 대해 금융사들이 소송을 벌이겠다고 맞서면서 재부각 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