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직접투자 이동

4대銀 중 국민만 멀쩡

은행聯 자율규제 예고

업계 “팔지 말라는 뜻”

[헤럴드경제=서정은·박준규 기자]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 고객들의 은행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사모펀드 부실 사태 이후 은행에서 상품 가입이 까다로워지면서 증권사 상품이나 직접투자 등으로 고객들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공모펀드를 포함한 비(非)예금상품 판매 절차를 강화한 모범규준까지 시행되면 은행권에서 펀드 입지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지난 8월 말 기준 은행권이 보유 개인고객 펀드 계좌수는 802만좌다. 지난해 말 보다 25만6000개 줄었다. ‘은행=안전상품’이라는 인식이 깨어졌고 코로나19 이후 직접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이 보유한 개인들의 펀드 계좌수는 498만4000계좌로 연초 이후 56만8000개가 늘었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11만7000개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라임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아름드리무역금융·미국소상공인대출펀드 등 여러 펀드에서 큰 손실이 발생한 탓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사태 ‘무풍지대’였던 국민은행은 174만9000개로 단 3만개 감소에 그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위험자산 및 상품에 대한 전략적인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자산배분형펀드 등 고객관리를 강화하고 선진화 해 궁극적으로 고객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펀드 등 투자상품을 판매할 때 지켜야 할 ‘룰’을 더욱 엄격해진다. 은행연합회는 ‘은행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최근 확정했다. 이 모범규준은 손실 가능성 있는 모든 상품에 적용된다. 공모펀드와 주가연계신탁(ELT), 변액보험 등은 당연히 포함된다. 은행들은 ‘비예금상품위윈회’를 만들어서 상품 기획-선정-판매-사후관리 일련의 과정을 총괄해야 한다. 상품 제조사(자산운용사)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능력도 평가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고객과 상품을 제대로 알고, 내부절차도 알고 팔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선 벌써부터 상품영업 위축을 우려한다. 주요 은행들은 통상 수백개 공모펀드를 취급하는데, 개별 상품마다 지켜야 할 절차가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펀드제도 담당자는 “규제가 커지면 투자자들의 불편도 커지게 된다”며 “결국 주식 직접투자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투자자들이 넘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세운 상명대학교 DMA랩 객원연구위원은 “위험성 높은 상품에 대한 판매규제 등이 은행 가입 유인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의 개별적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 등을 통해 자산관리 사업에 주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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