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제품 인지도 쌓은 뒤 라인업 신중 확대
가정채널 염두 초기부터 캔 패키징 도입
이젠 ‘혼술’도 멋있는 상차림으로 즐기죠
제주맥주는 문혁기 대표의 바람대로 수입맥주와 경쟁하는 브랜드로 성장해가고 있다. 브랜드 론칭 후 매년 200% 이상 성장하는 등 성과에 힘입어 최근 맥주업체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 ‘예비 유니콘’ 지원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제주맥주가 지금까지 선보인 제품은 ‘제주 위트 에일’과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 등 3종이다. 올해는 프리미엄 맥주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 5월 유명 위스키 제조사 하이랜드 파크와 협업해 프리미엄 맥주 ‘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을 내놨다. 병당 2만원 가격에도 사흘 만에 사전예약 물량 3000병이 완판되고, 2차 판매분 2000병도 5분 만에 소진됐다.
제주맥주가 3년여 만에 이같은 성과를 거둔 데는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된 전략이 주효했다.
처음부터 다양한 제품을 내놓기보다 한 제품을 충분히 각인시킬 수 있도록 했던 게 그중 하나다. 첫 제품(제주 위트 에일) 출시 이후 두번째 제품(제주 펠롱 에일)이 나오기까지 1년여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맥주가 소비되는 모든 채널에서 고객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소비자 접점을 늘릴 수 있는 활동에 주력했다고 문 대표는 밝혔다. 또 수제맥주 업체들이 생맥주에 주력하다가 최근 가정용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제주맥주는 처음부터 캔 패키징 라인을 구축했다. 일반 유흥매장에 들어가는 330㎖ 병과 대용량 630㎖ 병 패키징부터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500㎖ 캔 패키징, 호텔·골프장 등 특수 채널에 들어가는 335㎖ 캔 패키징, 750㎖ 샴페인 보틀 패키징까지 모두 갖췄다. 이 때문에 초반 설비에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비용이 소요됐다.
문 대표는 “중소 규모 제조사가 승부를 보려면 기민한 시장 대응이 중요하기에, 초기 부담을 감수하면서 가정채널에 나갈 수 있는 다양한 패키징 라인을 준비했다”며 “기존 플레이어들이 하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주세법 개정도 제주맥주의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국산 수제맥주에 붙는 세금이 줄면서 제주맥주도 다른 수입맥주처럼 편의점에서 ‘4캔 1만원’ 판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다른 수제맥주 업체들 역시 소매채널에서 빠르게 제품을 늘려가고 있다. 문 대표는 “많은 분들이 체감하다시피 작년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다양한 맥주들이 편의점과 마트 매대를 채우고 있다”며 “최근 맥주도 음식처럼 골라 그 자체로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다는 점에서 주세법 개정이 맥주 소비 문화에 있어 변화의 마중물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덧붙여 보다 즐거운 맥주 음용 문화를 위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과 체험 마케팅 등도 제주맥주의 인지도 제고에 큰 몫을 했다. 도심에서 피크닉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호텔과 함께 진행한 ‘서울시 제주도’ 캠페인, 라이프스타일 전문몰 ‘오늘의집’과 컬래버한 ‘홈바 만들기’ 이벤트, 임직원들의 취미와 연계한 소규모 원데이클래스 등이 그간 시도됐다.
“이제는 집에서 ‘혼술’을 하더라도 취향에 맞게 술을 고르고 정성껏 상을 차려서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어요. 다양하고 질 좋은 한국맥주가 많아진 점도 이런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없던 맥주 미식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이 제주맥주의 최종 목표입니다.” 이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