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영업환경 악화·대규모 투자에 재무부담 확대

단기차입금만 2600억…부채비율 391% 달해

외부 감사인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 의문”

투자업계 “전기차·자율주행 경쟁력 증명이 핵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자동차 엔진 및 변속기 부품을 납품하는 코스피 상장사 디아이씨가 수천억원대 차입금 상환 압박 속에서 적자폭이 늘어나자, 전환사채 발행 등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아이씨는 200억원 안팎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영 전략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모펀드(PEF) 등에 투자유치를 타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책자금으로부터 출자받아 자동차 부품, 선박기자재, 항공 등 구조조정 산업에 주력 투자하는 구조조정 펀드들이 투자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아이씨는 지난 1989년부터 현대·기아차에 변속기, 엔진 부품 등을 납품해왔으며, 지난해 매출 규모는 5378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전기차 감속기와 전자식 버튼 변속기(SBW)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 등, 기존 내연기관 구동부품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스프링클라우드 지분에 투자하고, 국내 최초로 1t 전기화물트럭 양산에 성공해 쿠팡에 공급하면서 투자자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영업환경 악화와 신사업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에 발목을 잡혔다. 중국법인인 대일기배유한공사는 고객사 길리(Geely)로의 납품 급감으로 2018년에 62억원, 2019년에는 18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7DCT) 관련 대규모 투자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이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크지 않고, 전기차 제조 자회사(제인모터스) 역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현대트랜시스로부터 이관받은 상용차 변속기 라인의 초기 투자 비용이 더해지면서, 디아이씨는 연결기준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차입금 상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디아이씨는 7DCT 투자금을 전환사채 발행으로 충당했는데, 아직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조기상환이 청구됐다. 매입채무의 대금결제기한을 연장한 것은 물론 매출채권 유동화,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대응했지만, 일부는 상환하지 못했고 고금리 부담을 지고 있다. 이에 디아이씨의 외부 감사인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유동부채 부담과 부채비율을 언급하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된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디아이씨가 이번에 발행하려는 전환사채 규모는 2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전해졌지만, 현재의 재무부담을 고려하면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2624억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 금융자산은 313억원에 그친다.

외부자금 유치의 성공 여부는 결국 전기차 감속기나 SBW 등 디아이씨의 신사업이 얼마나 빨리 안착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는 평가다. 인수합병(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들마저 M&A까지 염두에 두고 자본시장을 찾고 있지만, 전기차나 자율주행 등에서 경쟁력을 찾지 못한 기업들은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며 "기술 경쟁력과 매출 가능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