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PER 격차 커…상장 초 200배까지

첫날 대기물량이 유통가능물량보다 ↑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 제공]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누구나 예상했던 바다. 카카오게임즈는 첫날 ‘따상(시초가 공모가 2배, 상장 첫날 상한가)’을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 160%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3000여만주가량이 매수 대기 중이다.

관건은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다. 또 어느 가격까지가 적정주가인가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3만~4만원대다. 증권가 목표주가를 상회할지는 ▷업종 내 비교 추정 ▷카카오게임즈만의 차별 경쟁력 ▷유동성 장세의 여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상장 초 PER 200배까지 갔던 게임주

주가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PER(주가수익비율)에 따른 비교다. 증권사가 전망하는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예상 EPS(주당순이익)는 1183~1499원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 SK증권, DB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4개사의 평균 EPS는 1453원으로 나타났다.

PER은 좀더 증권사별로 편차가 크다. 한화투자증권은 20배를, 미래에셋대우는 30배를 제시했다. 이는 게임산업의 특성에 기인한다. 게임산업은 신작에 투입되는 비용이 막대하고 흥행에 성공하면 사실상 추가 비용 없이 안정적으로 막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흥행에 실패할 경우 타격이 막대하다. 그야말로 ‘대박’ 혹은 ‘쪽박’이다.

게임이란 분류만 같을 뿐, 사실상 게임별로 워낙 상황이 달라 비교업종 PER를 산정하는 게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요 게임사의 PER가 회사별로 편차가 큰 이유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넷마블의 올해 PER는 47.7배다. 컴투스는 11.8배다. 엔씨소프트는 24배다. 펄어비스는 15.1배다. 증권가에선 비교 대상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을 꼽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기업들이란 이유이지만, 이들 내에서도 PER가 3배 이상 차이가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 글로벌 게임기업 텐센트는 올해와 내년 예상 PER가 각각 38.2배, 30.8배다.

증권가가 전망하는 카카오게임즈의 EPS와 PER 중 가장 고평가된 수치를 가정해본다면(1845원·30배), 카카오게임즈 주가의 최대치는 5만5000원대, 시가총액으론 4조원 규모가 된다.

다만, 상장 초기 PER로만 보면 또 상황은 다르다. 넷마블과 펄어비스가 대표적 예다. 두 기업 모두 2017년 비슷한 시기에 상장했다. 상장 후 넷마블 PER는 80배까지 치솟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상장 후 ‘검은사막M’을 출시하면서 200배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PER 200배를 적용한다면 카카오게임즈 적정 주가 최대치는 36만원에 이른다. 극단적 사례지만 그만큼 게임산업이 특수하다는 뜻이다. 업종 내 비교가 어렵고, 신작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직후인 올해 3분기 ‘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이 개발한 PC MMORPG ‘엘리온’, 내년 상반기엔 ‘오딘:발할라라이징’ 등이 출시 대기 중이다.

◆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주일까?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전망이나 업종 비교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기존 게임주와 다른 카카오게임즈만의 특성 탓도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개발회사이자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회사이면서 게임투자사다. 카카오VX를 통해 스크린골프 예약이나 홈트레이닝사업까지 뛰어든 상태다. 게임, 유통, 플랫폼 사업 등에 사업군이 총망라돼 있는 회사다.

카카오게임즈가 목표로 삼는 중국 텐센트와도 비견된다. 중국 텐센트가 급성장한 배경은 SNS가 있다. 텐센트가 초반 유저를 대거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QQ메신저, 위챗 등이었다. 메신저 사용고객을 그대로 게임고객으로 흡수하면서 덩치를 빠르게 키웠다.

카카오게임즈는 압도적 SNS 플랫폼인 카카오톡이 있다. 기존 국내 게임사와 가장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애니팡 포 카카오(for Kakao)’가 카카오톡에 힘입어 동시접속자 200만명을 달성한 것도 카카오톡 플랫폼의 잠재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텐센트게임즈는 게임개발, 퍼블리싱, 유통, 플랫폼, 결제 등을 수직계열화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개발부터 유통, 그리고 카카오페이란 결제수단까지도 그룹 차원에서 수직계열화했거나 추진할 수 있다. 카카오M, 다음웹툰 등 카카오 차원의 콘텐츠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 모기업의 콘텐츠사업과 연계해 유망 IP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건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소수 회사만이 갖고 있는 우위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 역대급 유동성, 證도 예측 난항

카카오게임즈 주가 향방에 중요한 또 하나 변수는 역대급 유동성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단기 주가 전망에 증권가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공모 당시 58조원이란 돈이 쏠렸던 만큼, 목표주가나 적정주가와 무관하게 이미 단기 주가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따상’을 기록한 상장 첫날에도 상한가에 매수 대기물량이 2754만주 몰린 채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 전체 주식 중 개인 청약 등을 포함해 즉시 유통 가능한 물량은 2319만9232주로, 전체 물량의 31.7%다. 이날 대기물량이 전체 유통가능물량을 뛰어넘었다. 모든 물량이 일시에 쏟아진다고 해도 이를 다 매수할 수요가 있었다는 의미다.

현 주가 수준이 상식적 적정주가를 이미 뛰어넘었지만, 매수 수요를 감안하면 이틀째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SK바이오팜 역시 상장 초기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3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에도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10만5000원)를 훌쩍 뛰어넘는 18만원대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