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언론 “선거비 사용 논의”에
“무슨 수를 써서든 우린 이겨야”
현실화땐 현직 대통령 첫 사례
플로리다 지지율 바이든과 동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선거운동에 사재(私財) 투입설이 나오는 것과 관련, “만약 그래야 한다면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언론이 1억달러(약 1189억원)라는 액수까지 보도하자 내놓은 답이다. 현실화하면 후보자 신분이 아닌 현직 미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하려고 사비를 터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매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서 플로리다행 전용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하자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민주당의 허위주장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있었다. 중국 바이러스에 잘 대처했다”며 “그러나 언론이 가짜여서 돈을 더 써야 한다. 우린 지난 번(4년전) 마지막 두 달 보다 더 많이 갖고 있다. 두 배 또는 세 배라고 본다”고 했다.
이는 전날 뉴욕타임스(NYT)가 트럼프 재선 캠프가 자금난에 직면했다고 보도한 걸 부인한 것이다.
작년 초~올 7월 트럼프 캠프는 11억달러를 모금했다. 그러나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에 광고를 내는 데 1100만달러를 지출하는 등 돈을 펑펑 써 8000만달러가 이미 사라졌다는 게 NYT 보도의 골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필요하다면 2016년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때처럼 개인적으로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이 그 땐 6000만달러를 냈는데, 이번엔 얼마를 검토 중이냐고 하자, “무슨 수를 써서든 우린 이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건 우리나라 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문제가 있는 급진좌파를 통제할 힘과 정신적 능력이 없다고 하면서다.
그는 이후 트윗으로도 “캠프가 많은 돈을 모았는데, 중국 바이러스 때문에 가짜뉴스에 대응하느라 돈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그럴지 의심하지만, 돈이 더 필요하다면 내겠다”고 썼다.
앞서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억달러의 사비를 선거운동에 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승리를 위해 개인 돈을 내놓는 건 전례가 없다고 했다. 사재출연이 결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빨리 1억달러를 내놓을진 불분명하다고 썼다. 불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은 27억달러다. 지난 1년간 3억달러가 줄었다. 집권 이후 자산은 10% 감소했다. 금융공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말 기준 저축·당좌예금 계좌 등에서 4670만~1억5650만달러의 자금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 경합지인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후보와 지지율이 동률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NBC는 마리스트대와 유권자 766명을 조사(8월31일~9월6일·표본오차 ±4.5%포인트)한 결과, 두 후보 지지율이 48%로 같게 나왔다고 밝혔다. 플로리다는 4년전 대선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48.6%)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47.4%)를 근소한 차로 이긴 지역이다.
리 미린고프 마리스트대 교수는 “플로리다에선 이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게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지면 게임 끝”이라고 했다.
CB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플로리다를 46번 방문했다. 워싱턴DC·매릴랜드·버지니아 등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찾은 곳이다. 자신의 주소지로 돼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 자주 간 영향이기도 하지만, 표밭을 갈기 위해 각별한 관심을 쏟은 셈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그는 지지자들에게 “여기가 내 집(This is my home)”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