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체계 변경 시도하다가 무산
“언제든 인상 가능” 보여준 사례
경쟁자 신규진입도 심사기준 언급
공정거래위원장이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수수료 인상 문제를 언급하고 나섰다. 배민(우아한 형제들)과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간 인수합병(M&A) 심사서 수수료 인상 가능성이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조성욱(사진) 공정위원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년 간담회서 “배민-딜리버리히어로(DH)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결합 사건을 면밀히 심사 중”이라며 “연내 심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위원장은 배달앱 M&A 심사기준 중 하나로 ‘수수료 인상’을 언급했다. 배민이 수수료 체계 변경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언제든 수수료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힘은 M&A 심사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배민은 지난 4월 기존 월정액(8만8000원) 수수료 체계를 정률제(성사된 주문 매출의 5.8%)로 바꾸려고 시도했으나 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당시 M&A 심사를 받고 있는 배민이 자신있게 수수료 체계를 바꿨고, 이에 따른 혼란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그만큼 시장 지배력이 막강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소상공인과의 수수료 협상력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상으로 (수수료) 인상 가능성을 측정하고, 이를 심사 때 반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쟁자의 신규 진입가능성도 M&A 심사 기준이라고 조 위원장은 언급했다. 최근 배달앱 시장에서 약진 중인 쿠팡이츠의 영향력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새로운 경쟁자가 언제든 진입할 가능성이 있고, 진입한 이후에도 배민의 독과점 남용을 견제할 수 있다면 M&A를 허용할 수도 있다.
조 위원장은 ‘정보 독점’ 문제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배민은 주문자의 인적사항뿐 아니라 좋아하는 메뉴, 자주 주문하는 시간대, 지역 상권 현황 등 방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독점한다면 새 경쟁자가 출현하기 어려운 만큼 이 부분도 기업결합 심사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