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국면에 버금
글로벌 전염확산 여파
내수진작 한계 드러내
3분기 회복 여부 관건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력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지난 2분기 전세계가 일제히 봉쇄조치에 나섬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직격탄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이는 22년 만의 최저 성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정부는 중국 경기가 반등했고, 다른 나라들이 봉쇄를 추가로 강화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 등에 따라 하반기 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의 코로나19 확산세를 볼 때 이 역시 낙관할 수 없단 분석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올 2분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전기대비 3.3% 감소,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이기 불어닥쳤던 2008년 4분기(-3.28%)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관련기사 3면
통상 두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기록시 경기가 본격적인 리세션(Recession·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는데, 지난 1분기(-1.3%)에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한 우리 경제는 2003년 이후 17년 만에 두 분기 이어 GDP 감소를 경험하게 됐다.
1960년 성장률 통계 작성 이후로 우리 경제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79년(3·4분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진 1997~1998년(4·1·2분기), 카드 대란이 벌어졌던 2003년(1·2분기) 등 세 차례 뿐이고 이번이 네번째다.
2분기에는 민간소비가 증가로 전환됐지만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곤두박질쳤고, 건설 및 설비투자도 감소로 돌아선게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수출은 2분기에만 16.6%가 급감,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6개월래 최저 기록이다. 수출(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에 -4.1%포인트로 1975년 4분기(-7.5%) 이후 44년6개월래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운송장비 투자, 건물건설 등이 위축되면서 각각 2.9%, 1.3% 줄었다.
다만 민간소비가 긴급재난지원금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내구재(승용차·가전제품 등) 위주로 1.4% 늘었다. 정부 소비도 물건비 지출 확대와 함께 1.0% 증가했다.
경제활동별 GDP를 보면 서비스업의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수출 타격 등으로 제조업이 큰 폭 줄었고, 건설업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조업은 전기대비 9.7% 줄었고 도소매·숙박음식업·운수업 등의 부진으로 서비스업은 1.1%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역시 역성장했지만 교역조건 개선 덕에 감소폭(-2.0%)은 실질 GDP 성장률보다 작았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2분기 수출은 대상국의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자동차,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해외수요가 급감한 데 영향을 받았다”며 “민간소비도 재난지원금 등으로 상당폭 회복됐지만 고용지표 개선 지연으로 가계 소득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