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취임 2주년…계속되는 변화
29일로 취임 2년을 맞는 구광모 ㈜LG 회장은 실용주의에 입각한 과감한 결단력으로 ‘뉴LG’를 본궤도에 올려놨다. 이날 LG는 구 회장 중심의 별도의 모임이나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구 회장은 지난 2년간 ‘고객’과 ‘변혁’이라는 두 가지 경영 가치를 중심에 놓고 10여건의 비핵심 사업과 자산을 신속하게 조정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고객 실리와 사업 효율성을 추구하는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 수처리 자회사(2500억원), LG화학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사업(1조3000억원),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3000억원) 매각이 대표적이다. 또한 올 초 LG전자·LG화학·LG상사가 지분을 보유한 베이징 트윈타워 매각(1조3700억원)을 필두로 ㈜LG의 LG CNS 지분(1조원), 서브원 지분(6000억원)도 과감히 정리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LG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16조원(올 1분기 기준)에 이른다. 이는 LG의 향후 미래 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실탄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또 그룹 전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DX)’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LG의 경영뿌리인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수단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LG사장단 워크숍에서 “LG가 성장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는 사장단이 주체가 돼 실행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제대로 빠르게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경쟁 기업에 대한 단호한 대처도 눈에 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LG전자는 삼성전자와 TV화질 전쟁을 벌인 바 있다. LG가 ‘과감하고 독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은 내실있게 추진 중이다. 미래 성장사업의 대표인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올해 1분기 중국 CATL과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올랐다.
굵직한 M&A 역시 잇달아 성사시켰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LG와 함께 11억유로(약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LG화학은 미국 자동차 접착제 회사 유니실을, LG생활건강은 미국 뉴에이본, 일본 에바메루, 유럽 피지오겔의 지역 사업권 등을 잇따라 인수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유의 소통리더십도 빛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었던 지난 4월 대기업 총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콜센터(LG유플러스 고객센터)를 방문했다. 당시 “매우 힘든 시기에 최일선에서 고생하고 계신 구성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구 회장이 ‘뉴LG 웨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선대 회장부터 내려오는 ‘정도경영’이다.
그는 최근 지난해 12월 별세한 조부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이 보유하던 ㈜LG 지분 0.96%(164만8887만주·약 1064억원)를 상속받았다. 구자경 명예회장 지분의 상속세(약 600억원)와 아버지 (故)구본무 회장 지분 상속세(약 7100억원)를 모두 성실히 납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그가 납부한 상속세는 약 24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일감 몰아주기 선제해소, 서비스직원 직고용, 고객가치와 연구개발(R&D)에 방점을 찍으며 정도경영을 계승하고 있다. 미래사업가 100여명과 직접 만나는 등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천예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