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2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무서운 속도로 양적완화를 진행해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주째 자산 규모를 축소했다. 연준이 실물 경기 회복 속도 등을 감안해 일종의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증시도 연준 자산축소와 함께 주춤하는 모습이다.

29일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연준의 자산 규모는 7조820억달러로 전주보다 13억달러(0.18%) 감소했다. 지난 17일 약 넉달 만에 처음으로 감소 전환한 연준 자산은 2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시장이 연준 자산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유동성 공급에 대한 의존 심리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만 해도 그동안 연준이 회사채를 실제 사들이지 않았음에도 시장은 연준이 이미 매입을 단행한 것처럼 움직였다.

연준은 이달 중순 들어서야 4억28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샀다. 그럼에도 연준 자산이 줄어든 이유는 그동안 연준이 국채과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시켜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달러 스왑 라인과 보유 RP(환매조건부채권)를 줄인 것이 자산 감소의 다른 이유다.

연준의 자산 감소를 달러 유동성의 기조 전환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연준은 누차 유동성 공급에 추가로 얼마든지 적극 나설 의향이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얼마나 빠른 시점에 효과적으로 실물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지 여부다. 결국 가계와 기업이 최대한 저축으로 돈을 묵혀두는 것이 아닌 소비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란 분석이다.

옐레나 슐라티예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저축률 상승은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대 우려 지점은 소비자들이 소비를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단 것”이라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미국 내 M1(협의통화) 규모는 5조2250억 달러이고, M2(광의통화)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18조3290억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