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복 대한토지신탁 대표
이훈복 대한토지신탁 대표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고객만족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1조원 자산 규모의 군인공제회가 100% 출자한 대한토지신탁(대토신)의 이훈복 대표(사진)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안정성과 공공성, 신뢰를 강조했다. 고객을 섬기는 고객중심 경영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토신의 이같은 약속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일이 최근 발생했다. 대토신이 (주)인토D&C로부터 위탁받아 시행을 진행한 강원 고성 봉포스위트엠오션파크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논란이다. 입주자모집공고문과 공급계약서에 11차례나 명기된 ‘지하주차장’이 실제론 건설되지 않았고, 수분양자들은 입주 한 달 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는 내용이다. 봉포스위트엠 측은 입주예정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공고문 등의 지하주차장은 ‘오타·오기’이며 사업승인을 받은대로 지상주차장을 지었다”고 해명했다. 일련의 일들이 본지 보도로 알려지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었다. 건설업계는 처음 보는 일이라며 황당해 했다. 단순실수로 보기 어렵고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관련 분쟁을 다루는 법조인들도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포털사이트의 부동산카페에서도 화제가 됐다. 회원들은 “말도 안되는 분양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했다. 입주자모집공고와 계약서를 승인한 고성군은 승인과정의 과실을 인정하고, 해당 업무를 진행한 공무원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취재를 진행할수록 공기업 성격의 자산 13조9000억원의 부동산 신탁회사가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대토신에 100% 출자한 군인공제회는 국회 피감기관이어서 더욱 그렇다. 우선 질의에 담긴 해명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오타·오기가 10차례 넘게 반복된 이유를 묻자 대토신은 공식 회신 공문을 통해 “입주자모집공고는 A4용지 기준 38쪽 분량으로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수분양자가 오탈자로 인해 계약내용을 오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38쪽의 방대한 분량이니, 수분양자들이 제대로 읽지 않을 수 있다는 걸로 해석되는 답변이다. ‘읽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수분양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읽지 못할 수도 있으니’ 더 잘 알수 있도록 정확하게 고지해야 되는 것 아닌가.

봉포스위트엠 측이 입주자모집공고문과 공급계약서에 표기한 지하주차장이 오타와 오기였음을 밝히는 사과문. [봉포스위트엠 홈페이지]
봉포스위트엠 측이 입주자모집공고문과 공급계약서에 표기한 지하주차장이 오타와 오기였음을 밝히는 사과문. [봉포스위트엠 홈페이지]

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한 대응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대토신은 지하주차장이 사라졌다는 본지의 종전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는데, 언중위가 12일 ‘조정 불성립’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강원지역신문들에 ‘반론보도문’이라는 제목의 지면광고를 실었다. 반론보도문과 정정보도문은 언중위의 결정이 있을 경우 해당 언론사가 게재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이를 오해하기에 충분한 광고를 게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언중위 측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토신은 해당 광고에서 “악의적인 보도”라고 단정지으며 사태 해명에만 급급했다. ‘오타·오기’에 대한 언급도, 사과도 없었다.

지하주차장이 딸린 새 아파트 입주 꿈에 부풀었던 수분양자들은 대토신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섰다. 분양계약의 취소 및 납부대금의 반환청구, 손해배상청구 등의 소송을 동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 공공성과 안정성이 담보된 회사, 고객 신뢰를 약속한 회사. 대토신은 이에 걸맞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