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판매계좌수 8.2만좌…8년만에 최저
‘강남펀드’ 라임 사태로 부정적 인식 확산
공모펀드처럼 중앙관리 시스템 갖춰야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펀드와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이어 이번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까지 터지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큰손 투자자들의 시선이 더욱 싸늘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공모펀드처럼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에 대한 사모펀드 판매계좌 수는 4월 말 현재 8만2899좌로, 한 달 전보다 2495좌(2.9%) 감소했다. 연초(1월 말)에 비해서는 7606좌(8.4%) 줄었다. 이는 2012년 1월 말(8만2209좌)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개인 판매잔고는 21조2008억원으로, 전월 대비 6651억원(3.0%) 줄었다. 판매잔고는 라임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6월 말(27조258억원) 이후 10개월째 감소세다. 공모펀드가 개인 판매계좌 수를 올해 1월 말 1282만좌에서 4월 말 1296만좌로 늘린 것과 대비된다.
거액자산가들이 최근 수년 간 앞다퉈 사들이던 사모펀드의 인기가 식고 있는 것이다.
특히 라임 사태는 치명타가 됐다. 전환사채(CB)에 주로 투자하는 라임의 메자닌 펀드는 한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강남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강남펀드’로 불렸다. 하지만 부실 징후를 알고도 판매를 지속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에 큰 흠집을 남겼다.
한 증권사 PB는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메자닌뿐 아니라 다른 상품도 권하지 않고 있다”며 “사모펀드보다 차라리 해외주식 등 직접투자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모펀드에 실망해 떠나는 자산가들의 발길을 바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펀드 운용지시 결제, 원장관리 등의 내역이 표준화돼 예탁결제원 중앙 시스템(펀드넷)에서 관리되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실상 ‘깜깜이’로 이뤄지는 사모펀드는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한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사태들은 결국 결제 사고였다. 운용사의 운용지시가 제대로 전달, 결제됐는지를 중앙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메자닌,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은 공모펀드가 담는 주식, 채권처럼 표준화가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예컨대 주식을 사고 파는 롱숏 전략을 주로 쓰는 사모펀드는 투자대상이 한국거래소가 표준코드를 부여한 주식이기 때문에 부실기업 주식을 매입한 경우 적발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비상장사 사모사채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경우, 일대일로 작성한 계약서와 실물 등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서류와 다른 자산을 편입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는 상품 정보를 표준화, 전산화하기 쉽지 않다”며 “설사 부동산 등기 정보를 표준코드화한다고 해도 등기부등본을 위조하거나 해외 파밍 사이트를 이용하는 등 사기가 진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