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익성 하락에도 건전성 관리 잘돼

장기화 여부 변수…실물악화 위험은 경계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파가 상반기 금융시장을 덮쳤지만, 국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엔 당장 큰 위험은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염병 2차 대유행, 미·중 갈등 확산 등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신용경색, 기업·가계대출 부실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24일 한국은행은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지난 3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크게 출렁였던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올해 1분기 0.46%로 작년 동기 대비 -0.09%포인트(p) 줄었다. 비은행금융기관들도 상호금융을 제외한 업권에서 연체율과 NLP이 떨어졌다.

수익성은 소폭 떨어졌는데, 은행권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분기 0.58%로 1년 전보다 0.04%P 하락했다. 비은행업권도 공히 수익성이 줄었고, 특히 증권업권(0.40%)은 작년보다 0.88%P 내려갔다. 은행권 낙폭은 크지 않고, 증권업은 지난 3월 파생관련 손실이 크게 반영된 탓이 크다.

자본 여력으로 대표되는 금융업권의 복원력도 아직 신뢰할 수준이다. 올 1분기 은행권 평균 총자본비율(바젤Ⅲ 기준)은 15.33%로, 작년 말보다 줄었지만 모든 은행이 규제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원화·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4월 말 기준 각 109.4%, 127.8%로 규제기준(100%·80%)보다 여유가 있었다.

국내 거액·소액 지급결제시스템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일중당좌대출한도 최대소진율과 자금이체지시대기비율은 올 1분기 각각 평균 24.6%, 4.2%로 안정된 수준이었다. 이는 한은금융망에 참가하는 금융사의 결제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소액결제시스템의 결제리스크를 보여주는 순이체한도 소진율은 1분기 14.7%를 기록해 1년 전(17.8%)보다 떨어졌다.

한은은 코로나19가 국내외 경제에 안긴 충격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향후 금융 상황 시나리오(기본전망·심각한 스트레스)에 따라 국면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기본전망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겠으나, 기업과 가계가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은 우려했다. 특히 여행, 항공, 해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고용이 부진할 수 있다고 봤다. 상반기에 대출을 크게 늘린 금융사들은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소폭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된다.

문제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같은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다. 한은은 이 경우 ▷신용경색 심화 ▷원/달러 환율 급등 ▷자영업자·가계대출 부실 증가 등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