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문어라면, 꼰대라떼, 도시락…지난달부터 방영 중인 MBC 드라마 ‘꼰대인턴’은 극중에 등장한 제품을 실제 MD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라면사업부 마케팅영업팀 직원들이 등장하는 오피스 드라마인만큼 간접 광고 상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있다. 시청률은 한 자리지만 드라마속 제품들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따로 입점해 판매될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식품업계가 ‘몰입 방해꾼’ 핀잔을 들으면서도 간접 광고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노출되면 제품이 각인돼 광고주 입장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예능 속에서 회사가 원하는 이미지에 맞게 제품 노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눈쌀 찌푸려도…매출↑ 제품 이미지↑
지난 12일 종영한 SBS 드라마 ‘더 킹’은 과도한 광고로 시청자에게 비난을 받았지만 제품은 호조를 누렸다. 2회부터 매 회에 등장했던 BBQ 치킨은 매출이 크게 뛰었다. 광고를 시작한 지난 4월 17일부터 4월말까지 드라마에 등장했던 신제품 주문이 하루 평균 1만건이었고, 연휴가 있었던 5월 첫 주에는 2만건까지 주문이 늘었다. “커피가 황실 커피랑 맛이 똑같아”라는 노골적인 간접광고로 비판을 샀던 커피 제품도 인지도 효과를 누렸다고 코카콜라 코리아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간접 광고는 역효과로 불매운동을 부르기도 한다. SNS 상에 올라온 ‘더 킹’ 시청자는 “드라마가 광고주 잔치냐. 70분짜리 광고를 보는 느낌”이라며 “나처럼 거부감 느끼고 안 사야 광고 효과 떨어지겠지”며 불매운동을 암시하는 비판 글을 남겼다. 시청자들의 비판 여론에 따라 제재를 받기도 한다. 지난 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tvN·올리브 예능 ‘라끼남’에 “사실상 라면 광고를 방송했다”며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경고’를 의결했다.
매출 증가 효과보단 ‘제품 이미지 각인’ 노려
식품업계들이 간접광고로 향하는 이유는 자사 제품 이미지를 원하는 바에 맞춰 시청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서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주인공들이 자주 먹던 초콜릿은 TV 광고보다 PPL 노출에 집중한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방영 기간 동안 매출이 크게 늘지는 않았으나 제품 이미지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제약을 받는 광고와 달리 의사들이 피곤한 순간에 당이 떨어지면서 먹는 장면을 보여주며 카카오 효능을 설명할 수 있었다”며 “방영 기간 동안 온라인상 언급 회수인 버즈량이 늘었다”고 했다.
‘라끼남’에 간접 광고를 제공했던 농심도 제품 이미지 개선에 효과를 봤다. 1983년에 출시돼 10·20대에게 인지도가 낮은 장수 브랜드 라면 제품을 예능에 등장시킨만큼 ‘올드한 이미지’ 탈출에 도움이 됐다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간접 광고 시장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간접광고 취급액은 1270억원이었다. 2018년에는 1108억, 2017년 837억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상파와 케이블 간 간접광고 취급액 격차가 줄었다. 지난해 간접광고 취급액 중 지상파 텔레비전의 비중이 45.1%로 가장 컸지만, 케이블 텔레비전 39.2%와 비교했을 때 5.9%로 차이가 좁혀졌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과할지라도 강하게 인식되면 나중에 부정적 이미지는 사라지고 제품만 기억나는 ‘수면자 효과’가 생긴다”며 “드라마·예능을 계속 보려면 PPL도 시청해야 하니 광고를 피할 수 없어 광고주 입장에서 매력적이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