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전소니(29)는 tvN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 종방연에서 가장 많이 울었다고 한다. 작품 감정에 함께 빠져 살아온 사람들과 헤어지려고 하니,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것만으로도 전소니가 얼마나 감성적인지 알 수 있다.
전소니와 ‘화양연화’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전소니는 차분하다. 그리고 말을 잘한다. 연기도 잘한다. 무엇보다 연기의 성장과 발전 가능성이 많다. 자신만의 연기습관 같은 게 없어, 앞으로도 필모그라피를 하나씩 추가해나간다면 좋은 연기자로 성장해나갈 것 같다.
‘화양연화’는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두 남녀가 그려내는 감성 멜로다. 여기서 전소니는 과거 윤지수 역(현재 윤지수 역은 이보영)을 맡아 신입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마지막까지 빛나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첫 드라마 주연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셈이다. 그는 과거 윤지수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지수를 말하게 하고 행동하게 하는 동력이 한재현(박진영) 선배에게서 나왔다. 재현 선배를 향한 마음과 호기심을 품고, 저 사람은 나랑 다르다는 점에 매료되면서 지수가 변해가는 모습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대학생활은 누구에게나 설렌다. 성인이 되어 부모의 품을 벗어나면서 자유와 해방감을 누린다. 전소니는 “그 시기에 만난 사람에게서 배움을 받게된다. 재현 선배는 지수의 우주였다”고 말했다.
전소니는 1990년대 풋풋하고 청순한 대학 새내기를 거의 완벽하게 구현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캠퍼스 최고의 퀸카임이 분명하다.
“당시 유행했던 통 넓은 바지와 레이어드 룩, 어깨가 큰 상의, 지금은 촌스러울 수 있지만 머리 장식을 많이 하는 등 당시 시대적인 스타일의 비주얼을 시도한 것도 재미있었다.”
이제 드라마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화양연화’는 시대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멜로물이다. 드라마를 보면, 대학 시절 데모하는 모습이나 25년이 지난 현재에도 우리 현대사의 아픔이 느껴지고, 지금도 노동현장에서 이들은 투쟁하고 있다.
“지금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뿌리를 생각하게 됐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서, 그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 내가 몰랐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알게되었다. 그 자체가 좋았다.”
전소니는 “윤지수가 20대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보면, 인물이 성장하는 게 보여서 좋았다”고 했다.
“지수는 대단하면서 안타깝기도 했다. 혼자 버티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의지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지수가 재현 선배를 떠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인생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지수도 가족을 잃고 모든 걸 한 순간에 뺏길 수 있다는 걸 아니까 재현 선배가 변한 것도 이해됐다. 재현 선배를 칭찬해주고 싶다. 남은 시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면서 아픔들을 극복했으면 한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거침이 없다. 평론가를 해도 잘 할 것 같았다. “종방후 왜 그렇게 많이 울었느냐”고 했더니 “무사히 마친 게 기분이 좋았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만든 현장이 따뜻했다. 그래서인지 시원섭섭이 아니고, 섭섭하기만 했다. 그런 마음이 들만큼 좋은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전소니는 90년대를 잘 모르는 세대라, 감독과 작가가 추천해준 책을 읽고 참고했다. 1970년대 대학가가 배경인 최윤의 소설 ‘회색 눈사람’을 보면서 시대 상황을 이해했다. 전소니는 과거 재현 선배를 연기한 박진영보다 세 살이 더 많지만, 연기 경험이 더 많은 박진영에거 조언을 구하고 많이 의지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유지태, 이보영 선배님도 선배로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 아니고, 마음을 열어줘 현장에 나가는 시간이 항상 즐거웠다.”
서울 상명여고,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전소니는 고교시절부터 연극과 영화보기를 즐겼다. 픽션을 보고 영향 받은 바가 많아 자신도 이런 영향을 주고싶다고 생각하면서 연기자가 됐다. 그는 평상시 조용하며, 독서와 예술영화를 즐긴다. 음악도 요즘 음악보다는 빛과 소금, 유재하의 노래를 자주 듣고 영화음악을 좋아한다.
전소니는 1970~80년대 큰 인기를 누렸던 쌍둥이 자매 듀엣 가수 바니걸스의 동생 고재숙의 딸이다. 전소니는 “나는 엄마로부터 음악적 재능은 물러받지 못했다”고 했다. 연기를 하는데 대해 어머니의 반응은 어땠느냐고 묻자 “너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방목형 엄마가 좋다고 했다.
전소니는 ”배우라는 일이 앞을 예상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하는 것만큼은 후회가 느껴지지 않도록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