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은 ‘햄버거병’ 증세…5명 신장 투석 치료

전문가 “음식 충분히 익혀 먹으면 안전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식중독 증상을 보인 어린이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4명은 일명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에는 대장균 증식 우려가 있어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6일 경기도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안산시 상록구 A 유치원에서 식중독 증상을 보인 환자가 나오기 시작해 지금까지 100명 정도가 설사·복통·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오후까지 22명이 입원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A 유치원 원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원 환자 중 14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신장 기능 등이 나빠진 5명은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8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세는 없으나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은 역학 조사와 방역 조치에 나섰으며, 원아 184명과 교직원 18명 등 202명의 검체를 채취해 전수조사했다.

이 중 원아 42명과 교사 1명으로부터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는데 유치원에서 먹은 음식 중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식중독 사고 등에 대비해 보관해야 할 음식 6건은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제대로 익히지 않은 소고기나 오염된 음식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 설사, 복통, 발열 등 증세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1~2주 정도 지켜보면 후유증 없이 호전된다. 하지만 소아와 노인층은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 이후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지사제와 항생제를 투여 받는 환자에서 발생 빈도가 좀 더 높다.

HUS는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다.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HUS에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급성으로 신장기능이 손상되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시 환자의 절반 가량은 투석치료와 수혈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요한 교수는 “장 출혈성 대장균은 가열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는 음식은 제대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여름철 소아에서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