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사유재산 침해, 위헌 소지”…“구청장 재량권 범위도 문제”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으로 23일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법조계에선 재산권 침해 가능성 등 헌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시행되는 토지거래허가제는 주거지역에서는 18㎡, 상업지역에서는 20㎡가 넘는 토지를 살 때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지역에서 토지나 주택 등을 거래할 때 계약 체결 전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앞두고 투기를 방지위해 시행되는 조치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면서 구청장의 재량에 따라 일반 개인간의 재산 거래가 가로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토지거래허가제의) 위헌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특히 대상 지역을 뺀 다른 투기가 많은 지역과의 평등권의 문제, 집값을 잡기 위해 사유제산에 과도한 제한을 가하는 것은 아닌지 등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토지거래허가제가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와 사유재산의 침해 여부를 비교해볼 때 매매당사자들의 재산권을 최소한으로 침해하는 방향의 정책인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국가가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 그 제한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책의 근거가 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규정의 위헌성 여부도 도마에 올라 있다. 이 법 제 10조에 정한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과 그런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 이라는 기준이 모호해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책 시행 후 구청장이 특별한 사유 없이 허가를 안 해줄 경우에는 더 큰 위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재판소 연구관을 지낸 한 변호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이 구청장이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은 물론 갖가지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라며 “구청장 재량권을 어디까지 허용해줄 것인지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토지거래허가제를 둘러싸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등이 청구되더라도 실제 위헌 결정이 나기에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과거 헌재가 토지거래허가제 관련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사유재산제도 부정이라 보기 어렵고 제한의 형태’라고 판단해 합헌 결정을 내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위헌 여부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이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고, 현재 헌재 전원재판부가 심리 중이다. 이 정책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