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괴리율 큰 상품대상
美유가관련도 무더기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해외에서 기초자산과 괴리율이 지나치게 벌어진 상장지수증권(ETN)들이 잇따라 상장폐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ETN 관련 과열 논란이 일고 있어 관심이 요구된다.
크레딧 스위스는 22일(현지시간) 30억 규모의 ETN상품 상장폐지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공시된 ETN상품들은 대부분 레버리지 상품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보는 투자자가 속출하자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크레딧 스위스 측은 블룸버그 통신에 “변동성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차원에서 취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크레딧스위스가 상장폐지하겠다고 밝힌 벨로시티셰어스 금 3배 ETN(VelocityShares 3x Long Gold)과 벨로시티셰어스 천연가스 3배 ETN 등의 괴리율은 200%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딧스위스의 총 8개 ETN 상품은 오는 7월 12일부로 최종 상장폐지된다. 크레딧 스위스는 지난 4월에도 벨로시티셰어스 3배 롱 원유 ETN 순자산가치가 0원을 찍어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한다고 투자자들에게 고시하기도 했다.
ETN 상품의 괴리율을 조정하려는 국제 금융업체들의 움직임은 지난 3월 이후 부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UBS도 지난 4월 UBS ETRACS 프로셰어 데일리 원유 3배 ETN(Proshares Daily 3x Long Crude) 등의 ETN 상품을 상장폐지했다. UBS는 이외에도 10여개 레버리지 ETN 상품을 폐지했다. 미국의 종합금융사 씨티그룹도 대다수의 ETN 상품을 상장폐지했다.
ETN은 해외지수나 주식, 선물이나 옵션, 원자재 등을 기초지수로 만든 상품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할 수 있다. ETN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파생상품’으로, 기초지수가 하락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석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한 ETN은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나 다우존스의 ‘WTI지수’에 따라 움직인다.
문제는 기초지표 가치 대비 시장가격의 괴리율이 과도한 ETN 상품의 경우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WTI 레버리지 종목의 경우 WTI 설물 가격이 50% 이상 하락하면 기초지표 가치가 0원이 돼 투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될 위험이 생긴다. 실제로 지난 3월 WTI 7월 선물가격이 배럴당 31.82 달러로 마감하면서 원유 레버리지 ETN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 ETN에 전재산을 투자했다가 파산상태에 이른 50대 남성의 사연을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거래소는 최근 ETN조기청산 조건을 포함한 ‘유가증권 시장 업무 및 상장규정’ 개정을 지난 19일 예고했다. 거래소는 ▷지표가치가 일중 80%이상 하락하거나 ▷지표가치가 1000원 미만 이거나 ▷괴리율이 100%를 넘어서면 ETN 상품을 조기청산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 거래소는 오는 10월부터 ETN 유동성 공급자(LP)를 매달 평가해 괴리율을 일정수준으로 관리하는지 감독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