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급감에도 노사 엇갈린 입장 ’신경전‘
한국지엠 기본급 인상에 내부서도 불협화음
르노삼성차, 작년 동결 이후 올해 인상 추진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생존권 보장‘에 무게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최저임금 논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업황 부진에 자동차 업계가 임금협상으로 ‘폭풍전야’ 분위기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노사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인상안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생산량 감소로 역성장이 유력한 가운데 각 노동조합 집행부의 일방적인 임금인상 요구에 노조 내부에서도 임금협상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실제 국내 완성차 업계 5개사의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2만338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 감소했다. 특히 수출은 전 세계 경제가 얼어붙으며 같은 기간 47% 급감한 27만7286대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과 국내 협력 부품사의 도산 등 생산·판매의 완전한 회복까진 갈 길이 멀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리스크가 가중된다면 생산성은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완성차 업계의 본격적인 임단협 일정은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늦은 7월 말로 예상된다. 각 노조들은 이달부터 내달 초까지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최종 요구안을 마련한다. 정부와 노동계의 최저임금 논의와 8월 휴가철을 고려하면 가을까지 협상이 늘어질 가능성도 크다.
포문은 한국지엠(GM)이 열었다. 노조는 최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2000만원 상당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400%와 별도 60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런 요구안이 알려지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조합원은 노조 게시판을 통해 “코로나19로 생산 자체가 어려운 판에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다른 직원은 “유례없는 어려움 속에서 올해 교섭은 최대한 짧은 기간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도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 예고에 이달 예정됐던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가 7월로 연기됐다.
총대의원회의에서 확정한 임단협 요구안은 지난해와 달리 임금 인상안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2년 연속 기본급을 동결한 만큼 올해는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사측의 생각은 다르다.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종료로 수출 물량이 급감한 데다 XM3 외에 마땅한 주력모델이 없다는 이유다. 판매 모델 중 일부는 해외 직수입 제품이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업계의 시선은 현대·기아차로 쏠린다. 전국금속노조의 핵심이자 매년 완성차 시장의 임단협 방향성을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생산 중단과 수출 감소가 잇따르면서 전향적인 요구안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올해 투쟁 방향을 ‘조합원 생존권 보장’으로 설정했다. 전 세계 시장 회복이 요원한 상태에서 무리한 요구보다 일자리 보전을 중점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보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기아차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다소 무리한 요구가 나올 것이란 의견과 위축된 시장에 부합하는 접점을 찾을 것이란 의견이 엇갈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업계는 올해 실적 악화와 맞물려 서비스센터 축소와 물류센터 통합 등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연한 노사 합의를 통해 생산성 증가와 협력사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