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게시 하루만에 20만 돌파
靑·정부 책임자 현안에 답변해야
1900명 정규직 전환에 후폭풍
인국공 “처우 문제 등 오해 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일명 '인국공 사태'에 대한 파장이 24일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전날 등록된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청원은 하루 사이 참여 인원이 20만명을 돌파했다. 청와대·정부는 이에 따라 책임자가 이 현안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2일 보안요원 1900여명을 공사가 직고용하는 형태로 정규직 전환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불공정하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7시46분 기준으로 20만명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요"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공사는)이들을 위한 회사가 될 것"이라며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 노력하는 이들에게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입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라며 "이번 전환자 중에는 알바(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 누구는 대학 등록금 내고 스펙 쌓고 시간 들이고 돈 들이고 싶었을까"라며 "이건 평등이 아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겐 더 큰 불행"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비정규직 철폐라는 공약은 앞으로 비정규직 전형을 없애 채용하겠다든지, 해당 직렬의 자회사 정규직인 줄 알았다"며 "현실은 더하다. 알바처럼 기간제로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그 안에서 시위해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과 복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고 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방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비정규직의 애환과 절규를 문재인 정부의 선전과 치적으로 포장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질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굳게 믿는 젊은이들이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대통령 찬스'로 특혜를 받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날 청년 취업 공정성 훼손을 막기 위한 '로또 취업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도 했다.
젊은 취업준비생들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오픈채팅방 내용에 더욱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정확한 출처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천공항 근무 직원'이란 제목의 328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의 대화 내용으로 추정된다.
한 이용자는 오픈 채팅방에서 "나 군대 전역하고 22살에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원 벌다가 이번에 인국공 정규직으로 들어간다"며 "연봉 5000 소리 질러, 2년 경력 다 인정 받네요"라고 했다. 이어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뭐하냐, 인국공 정규직이면 최상위다. 졸지에 서울대급이 됐다"며 "니들이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됐다"고 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인국공 사태'를 해명했다.
공사는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보안검색 요원은 2개월간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단순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는 보안검색 요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사는 처우 문제에도 오해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사 일반직 신입(5급) 초임이 약 4500만원이다보니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보안검색 요원들이 초봉 5000만원 수준의 공사 신입사원과 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공사는 이에 현재 보안검색 요원의 평균 임금수준은 약 3850만원이며, 청원경찰로 직고용된다해도 동일 수준의 임금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