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2세 대주주 회사
매입후 주가 크게 올라
경영권승계 발판 마련

엠디엠그룹의 차세대 지주회사인 엠디엠플러스가 계열사인 한국자산신탁 주식거래로 경영권승계 발판 마련은 물론 자본차익 극대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업체)인 엠디엠은 지난 4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한국자산신탁(이하 한자신) 지분 38.39% 가운데 10%를 엠디엠플러스에 시간외거래로 매각했다. 이 거래로 한자신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엠디엠플러스는 엠디엠(28.39%)과 문주현 회장(15.11%)에 이어 한자신의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엠디엠플러스는 문 회장의 장녀인 문현정 씨와 차녀인 문초연 씨가 각각 지분의 47.62%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거래가격은 4월 21일 종가인 주당 2190원이다. 거래대금은 약 272억원이다. 6월 22일 주가는 2890원으로 엠디엠플러스는 두 달만에 100억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두게 된 셈이다.
한자신은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순익이 896억원에 그쳐 전년(1034억원) 대비 급감했다. 이 때문에 연초 이후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코로나19 쇼크로 1380원까지 급락했다. 4월 들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선을 회복한다. 그리고 1분기 실적이 나온 5월15일 이후 급반등한다. 한자신의 올 1분기 순익은 299억원으로 전년 동기(244억원) 대비 22.5% 급증했다.
엠디엠 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문주현 회장과 부인 민혜정 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엠디엠과 두 자녀가 지분 95%를 소유하고 있는 엠디엠플러스, 양대 축으로 이뤄져 있다.
그룹의 모태가 된 것은 1998년 설립된 엠디엠이지만, 어느새 무게 중심은 엠디엠플러스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엠디엠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1037억원으로, 엠디엠의 매출(234억원)을 크게 뛰어넘는다.
한자신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 2232억원, 영업이익 1140억원의 부동산신탁업계 선두주자로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한국자산캐피탈과 부동산투자회사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배구조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한자신의 대주주에 엠디엠플러스가 올라서는 것을 승인하면서 사실상 문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법령상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안건은 그대로 통과됐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