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북미 협상 과정 등 오류 다수” 주장
청와대 “미국 정부가 조치 취해야” 강한 불만
‘文, 日과 관계 이슈화’ 부분 수정 요청 거절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정식 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을 두고 한미 양쪽이 모두 볼턴의 회고록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청와대가 백악관에 관련 조치를 언급했고, 미국 정부는 볼턴 측에 북미 협상 과정 등 400여 곳에 대한 수정과 삭제를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미국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소송 서류에 따르면 백악관은 570쪽 분량의 볼턴 회고록 중 415곳에 대한 수정 또는 삭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다만, 백악관이 볼턴의 책이 국가 기밀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출판을 막아야 한다며 제기한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된 상태다.
백악관이 주로 수정을 요청한 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협상 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미 협상 과정에서 남북미 3국이 나눈 대화 내용 등이 상당수 포함됐다. 실제로 백악관은 북미정상회담 과정 등 한반도 관련 부분에서만 110개가 넘는 수정 요구 사항을 법원에 제출했다.
볼턴의 회고록 내용이 공개되며 한미 양국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고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백악관 측에 “미국 정부가 이런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한 조치 요구를 전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 역시 “볼턴이 말한 부분들에 대해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조차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볼턴은 출간 직전 백악관의 일부 요구를 수용해 회고록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과 관련한 내용 중 "한국의 어젠다가 우리(미국)의 어젠다는 아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이라는 단어를 추가하라는 백악관 요구를 수용해 "한국의 어젠다가 항상 우리의 어젠다는 아니다"라고 수정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사정이 어려워지자 일본과의 관계를 이슈화한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백악관이 ‘문 대통령 대신 한국인으로 수정하라’고 요구했지만, 볼턴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미 법무부는 볼턴이 기밀누설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회고록에 대한 출판 금지 명령을 신청했다. 그러나 미 법원은 지난 20일 출간을 막기에는 시일이 늦었다며 미 법무부의 신청을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