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

내년 3월 시행 금융소비자법 방향 설명

판매제한명령제는 시장 파장 감안 설계

동일기능·동일규제 판매체계 적극 구현

금융상품 판매·자문업 경계는 확실하게

금융위원회는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금융소비자법(금소법)이 시행령을 마련하면서 금융회사와 소비자가 명확히 법령과, 규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둘 방침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법인 만큼 제정 취지를 살려 새로운 금융질서를 구축하는 실질적 기준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이 가장 긴장하는 위법계약해지권에 대해선 행사 요건과 금융회사의 거부권을 구체화한다. 감독당국의 강력한 규제 수단으로 도입될 판매제한명령제의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시장의 수용도를 충분히 감안해 제도를 설계할 방침이다.

이명순(사진)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장은 17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포럼 2020 ’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을 내년 1월 중에 제정한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 시대를 주제로 한 ‘헤럴드 금융포럼 2020’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해묵 기자
금융소비자보호 시대를 주제로 한 ‘헤럴드 금융포럼 2020’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징벌적 과징금 등 제재기준 구체화=금소법 시행으로 도입되는 판매제한명령제는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발동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물론 현재 시장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 안정적으로 제도가 안착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 국장은 “판매제한명령 발동요건을 시행령으로 정하고 관련 절차에 관한 규정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며 “판매제한명령이 금융권의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만큼 조치에 대한 시장의 수용성도 충분히 감안해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징벌적 과징금은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부과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판매절차엔 동일기능 동일규제=금소법에는 기존의 개별 금융업법에 정해진 판매규제가 이관된다. 금융위는 각각의 적정성을 검토해 정비하고 새롭게 도입된 규제는 최대한 구체화해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이 국장은 “동일기능, 동일규제 규율체계를 적극 구현할 것”이라며 “적합성 판단기준, 상품숙지의무 등 새로운 규제는 현장에서 혼란이 없도록 가급적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금융소비자들의 사후구제 지원을 위한 새로운 권리들도 시행령을 통해 구체화된다.

‘위법계약해지권’은 권리 행사 요건으로 소비자가 판매행위의 위법성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을 열거하고, 금융회사가 해지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시행령을 통해 구체화된다. 계약해지 시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지급할 금전의 범위도 설정될 예정이다.

청약철회권은 숙려기간 후 계약철회시 상품의 특성상 원금을 보장해줄 수 없는 투자성 상품은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이 마련될 예정이다.

자료요구권의 경우 소비자가 요구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와 금융회사가 자료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균형감 있게 담을 계획이다.

▶업종구분·내부통제 구분 명확히=금소법이 금융상품자문업자에 ‘독립성’을 요구함에 따라 시행령을 통해 ‘자문’의 개념을 명확히 정립할 예정이다. 특히 투자성 상품과 달리 자문업에 대한 규율이 없던 보험상품, 대출상품 시장에서 판매업과 자문업 사이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기준도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를 조장하는 관행과 문화를 근절하는데 초점을 맞춰 시행령을 제정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기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의무와 충돌하거나 중복되지 않도록 하는 등 시장에 불필요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할 것”이라며 “직접판매업자, 자문업자, 대리·중개업자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교육, 국가의무 구체화=금소법은 금융교육을 국가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행령에서 국가 금융교육의 총괄기구인 ‘금융교육협의회’가 신설된다. 금융교육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국가 금융교육 추진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이 국장은 “금융교육협의회 구성과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체계화할 것”이라며 “금융교육협의회가 국가 금융교육 계획 수립, 민간 교육기관들 간 협업 촉진 등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