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직개편 실시…HQ 역할 재정림
HQ 일부 기능·인력 백화점 사업부로 이관
백화점 대표 직속 조직 신설해 독립성 강화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롯데쇼핑이 유통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법인(HQ)을 축소했다. HQ의 일부 기능과 인력을 백화점 사업부로 이관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백화점 사업부 대표 직속 조직을 신설해 독립성을 확보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11일 HQ의 역할과 책임(R&R)을 재정립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HQ 소속 기획전략본부 기획팀·손익팀과 경영지원본부 HR팀·총무팀을 축소하고 일부 업무와 인력을 백화점 사업부로 이관했다. 이와 함께 기획전략본부 기획팀은 ‘기획전략팀’으로, 경영지원본부 HR팀은 ‘HR전략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롯데쇼핑은 HQ에서 백화점 사업부를 분리해 최소한의 기능만 남겼다. 그동안 HQ는 백화점 사업부의 핵심 조직과 인력으로 운영돼 왔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부회장)가 HQ수장 역할과 함께 백화점 지원 업무까지 도맡았다. 30년 잔뼈가 굵은 ‘백화점 전문가’인 덕에 백화점 업무까지 관장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두 조직의 기능이 중첩되면서 독립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마트·롯데슈퍼·롭스 등에는 독립적인 경영지원·기획전략 조직이 있었지만 롯데백화점에는 없었다. 롯데쇼핑 고위 관계자는 “HQ가 겸임하던 백화점 지원 업무를 최소한만 남겨 조직을 슬림화했다”며 “HQ와 백화점의 기능 분리를 통해 각각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백화점 사업부의 독립성은 한층 강화됐다.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 직속으로 ‘경영기획팀’이 신설됐다. 이와 함께 HQ 기획전략팀의 백화점 예산·투자·지원 업무를 넘겨받았다. 백화점 경영지원부문에 속한 영업전략팀도 황 대표 직속 조직으로 변경됐다. HQ 손익팀에서 담당하던 손익관리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HQ 총무팀과 HR팀에서 책임지던 백화점 지원 업무도 백화점으로 편입됐다. 배송, 사고 관리 공유, 재물·재고조사, 통합방송실 등의 업무가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앞서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1인 최고경영자(CEO)가 전체를 총괄하는 HQ 구조로 전환했다. HQ가 통합적 의사결정을 하고, 각 사업부(백화점·마트·슈퍼·롭스)가 상품 개발과 영업 활동에 전념하도록 했다. 그러나 HQ를 꾸리는 과정에서 백화점 사업부의 조직과 인력을 활용하면서 두 조직 간 경계가 모호해졌다. 롯데쇼핑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미뤄뒀던 분리 작업을 마무리했다.
롯데쇼핑은 HQ를 주축으로 구조조정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앞서 점포 총 718곳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200여곳(약 30%)을 정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올해까지 백화점 5곳·마트 16곳·슈퍼 75곳·롭스 25곳 등 연내 121개 매장을 닫기로 했다. 전 세계 유통시장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자 롯데쇼핑도 이에 맞춰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HQ 조직을 축소하고 백화점 사업부로 일부 기능을 분리했다”며 “HQ는 구조조정 추진·미래전략 수립 등 사업부 단위 조정 역할을 하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